"유럽 석유회사들,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와 사업확대"(종합)
BP·에니·셸 등 러'기업과 합작사업 추진…협력 중단 미국과 대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5 16:17:27
"유럽 석유회사들,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와 사업확대"(종합)
BP·에니·셸 등 러'기업과 합작사업 추진…협력 중단 미국과 대조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이 율 기자 유철종 특파원 = BP와 로열 더치 셸 등 유럽의 대표적 석유회사들이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석유회사들의 대 러시아 협력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FT에 따르면 영국 BP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로부터 시베리아 야쿠티야 공화국의 '투아아스-유략' 유전 개발 사업 지분 20%를 매입하는 협상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
매입가가 약 7억 달러(약 7천800억원)로 추산되는 이 거래는 오는 18~20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에서 계약 체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밥 더들리 BP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추가적인 투자기회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에니와 노르웨이 스타트오일도 자국 정부로부터 로스네프티와의 합작 사업을 이어가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
가스프롬의 석유부문 자회사 '가스프롬 네프티'와 합작투자회사를 운영중인 로열 더치 셸도 네덜란드 정부에 새 프로젝트들의 진행 여부에 대한 허가를 요청했다.
셸은 가스프롬 네프티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우랄산맥 인근 한티만시이스크 자치주의 유전 개발 사업인 '살림 페트롤레움'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현재 다른 유전 개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을 앞두고 다른 유럽의 다국적 기업들도 대 러시아 제재가 처음 시작됐던 작년과 달리 러시아 기업들과 사업을 확대하려고 애쓰는 분위기다.
반면에 미국 석유회사들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사실상 중단했다. 엑손모빌은 로스네프티와 추진해 오던 10개 프로젝트 가운데 9개를 동결했다.
이런 차이는 미국 정부의 경우 북극, 심해, 셰일오일을 비롯해 러시아와 모든 협력을 차단했지만,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하면서도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사업은 계속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제임스 핸더슨 옥스퍼드대 에너지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유럽 회사들은 미국 회사들보다 러시아에서 사업하기가 훨씬 자유롭다"면서 "EU의 대 러시아 제재는 미국과 달리 소급해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 회사들은 갈수록 크게 불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석유회사들은 러시아와의 사업을 단지 지속하기보다는 확대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와중에 EU와 미국은 지난해 여름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석유 탐사 및 시추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
뒤이어 가을에는 러시아의 대표적 국영 에너지 기업인 '로스네프티', '가스프롬 네프티', '트란스네프티' 등이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길을 차단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