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어깨를 잡아라' 한화 1선발로 돌아온 탈보트
2군 다녀온 뒤 5연승…평균자책점 1.85로 맹활약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5 10:03:51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어깨를 잡아라' 한화 1선발로 돌아온 탈보트
2군 다녀온 뒤 5연승…평균자책점 1.85로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5월 21일부터 6월 15일까지 한화 이글스는 14승 8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순위표를 짜보면 한화는 NC다이노스(14승 7패)에 이은 2위다.
정규시즌 단독 5위로 올라선 한화의 성장 동력이 5월 21일에 만들어졌다.
그날은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2)가 1군에 복귀한 날이다.
달라진 탈보트가 2015 KBO리그 흥행의 중심, 한화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5월 11일까지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던 탈보트는 5월 21일 1군으로 복귀해 5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1.85로 도약했다.
5월 21일 이후 탈보트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고,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 기간 평균자책점 0.59) 다음으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날 이후 탈보트가 등판한 날 한화 타선의 득점 지원은 3.6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탈보트가 실점을 최소화했고, 한화는 승리했다.
탈보트 덕에 한화는 5월 21일부터 쌓은 14승 중 12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발승이다.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작은 변화가 만든 커다란 성장"이라며 "탈보트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흐뭇해했다.
사실 탈보트는 정규시즌 시작 전 김성근 감독이 꼽은 '한화 1선발'이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탈보트가 등판한 경기는 선발이 6이닝 이상을 던져줘야 한다"고 기대했다.
한화가 내민 개막전(3월 28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선발도 탈보트였다. 탈보트는 개막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인 4월 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5이닝 4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6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고, 결국 김 감독은 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탈보트를 2군으로 보냈다.
'강등'이 아닌 '변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에게 "탈보트의 왼쪽 어깨를 잡아라"라고 지시했다.
"탈보트의 투구 자세가 무너졌다"는 진단에서다.
탈보트는 4월 중순부터 투구할 때 왼 어깨가 위로 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투구 동작을 크게 해 공을 더 세게 던지려는 의욕 탓이었다.
양쪽 어깨 균형이 무너지면서 제구도 흔들렸다. 볼도 많아졌지만,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특히 많았다.
탈보트는 2군에서 왼 어깨를 내려 오른 어깨와 수평을 이루는 동작을 훈련했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열흘 동안 투구 자세를 조정한 탈보트는 왼쪽 어깨와 제구를 잡고 1군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직구, 체인지업 위주의 단조로운 볼 배합에서 벗어났다.
탈보트의 체인지업은 KBO리그 최고 구종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타자들은 "탈보트를 상대할 때는 직구 아니면 체인지업을 노리면 된다"며 "수 싸움이 편하다"고 했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탈보트에게 "커브 구위도 좋다. 커브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14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탈보트는 체인지업(20개)보다 커브(27개)를 더 많이 던졌다.
탈보트가 체인지업보다 느리고, 각이 크며 다른 방향으로 휘는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다양한 공으로 타자 구석을 찌르면서 탈보트는 신이 났다.
볼넷 허용은 2군을 다녀오기 전(150타자 15개)과 후(135타자 17개)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장타 허용이 5월 21일을 기점으로 150타자 16개(2루타 11개, 홈런 5개)에서 135타자 6개(2루타 5개, 홈런 1개)로 줄었다.
탈보트는 확실한 제구와 다양한 볼 배합으로 피장타 위험을 낮췄다.
탈보트가 확실한 1선발로 자리매김하면서 승수가 쌓였다. 한화는 확실한 무기를 안고 선두권 도약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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