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허브로!"…홍순만 교수 'HUB, 거리의 종말'

"금융·정보·통신분야는 이미 '거리의 종말' 시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5 10:25:56


"세계의 허브로!"…홍순만 교수 'HUB, 거리의 종말'

"금융·정보·통신분야는 이미 '거리의 종말' 시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 시대의 번영과 강성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명언처럼 로마는 기원전 2세기부터 서기 3세기까지 500년 동안 유럽의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장장 8만km의 방사형 교통로를 확보했다. 로마를 허브로 해 유럽은 하나가 됐다.

홍순만 카이스트 녹색교통대학원 교수가 국제적 물류 네트워크의 당위성과 효율성 등을 담은 책 'HUB, 거리의 종말'을 펴냈다. 우리나라를 세계의 허브 국가로 발돋움시켜야 하는 이유와 방법 등을 제시하는 것.

저자의 견해는 오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어 더 실감있게 다가온다.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건설교통부, 국토해양부 등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30여년 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물류와 교통의 허브가 국가의 운명을 어떻게 좌지우지하는지를 온 몸으로 실감했다. 이번 저서는 오랜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 방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시대를 주름잡은 강국들은 한결같이 교통망과 물류체계를 갖추고자 했다. 이는 엄연한 역사적 교훈이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은 150km의 거대운하를 건설해 중국 전역을 지배하는 기틀을 마련했고, 이후 뚫린 길이 6천400km의 실크로드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최초의 '고속도로'였다.

미국이 최강대국으로 부상한 배경에도 방대한 교통·물류망이 있었다.19세기 초반부터 막대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물경 33만8천km의 전국 철도망을 완성했다. 일본 역시 1964년 시속 200km의 신칸센(新幹線) 고속철도를 선보였으며 최근엔 시속 605km의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를 내놨다.

이 같은 물류·교통망 경쟁은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공항이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현재 인천공항공사가 연간 처리하는 승객은 무려 4천500만명. 그 직접 수입만도 1조5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항공사 매출액은 22조원. 외국항공사까지 합하면 연간 40조원에 근접한다. 인천공항 종사자는 3만5천명. 공항건설에 투입한 12조원을 생각하면 그 효과가 실로 엄청나다.

홍 교수는 "성공한 허브는 이처럼 우리에게 천문학적인 이득을 돌려준다"며 효용성을 강조한다. 세계적 중심으로 부상하려면 허브의 구축과 함께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따라서 이 시대에 우리가 허브가 되는 것은 선택조건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됐다고 덧붙인다. 개항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 서비스 1위공항으로 떠오른 인천공항은 그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는 국제적 허브 전략을 구사하는 데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3면이 바다인 데다 유럽과 미주 대륙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는 세계 인구의 4분의1이나 되는 20억명이 산다. 게다가 중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나라들이다.

저자는 허브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압축해 들려준다.

"인간의 활동 앞에 놓인 커다란 장애물이 바로 거리(距離)다. 그 거리를 극복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인류가 생긴 이래 수천 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인간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금융, 정보, 통신 분야는 세계 어디서나 초고속 정보 통신망으로 무차별적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이미 거리의 종말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제 우리가 세계 교통·물류의 허브가 되느냐 마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문이당. 41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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