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의 관점에서 공기와 물을 생각하다

반니 '자연과 문화' 총서 '공기'·'물' 출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5 08:25:44

통섭의 관점에서 공기와 물을 생각하다

반니 '자연과 문화' 총서 '공기'·'물'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생존을 위해 한시라도 없으면 안되지만, 너무나 흔해 잊혀지거나 중요성이 간과되곤 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공기와 물이다.

생태계의 순환은 바로 물과 공기가 있어 가능하다. 인류문명의 오늘날 발달상은 그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심화와 기술적 활용 확대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비단 과학과 기술의 발달 만이 아니다. 인류는 공기와 물에 대한 활용과 이해의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끊임없이 그에 대한 문화적 감각을 단련해왔다. 사랑과 존경, 고마움의 대상인 동시에 두려움과 경이로움의 대상이었으며, 때로는 사회적 갈등의 수단이기도 했다.

단비가 출간한 피터 애디의 '공기: 신비롭고, 위험한'과 베로니카 스트랭의 '물: 생명의 근원, 권력의 상징'은 이들 두 일상적 물질에 관한 과학과 문화적 접근을 결합한 통섭의 책읽기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는 자연현상의 과학적 탐구와 문화적 고찰을 함께 엮은 통섭 연작의 네번째 및 다섯번째 권이다.

로얄할로웨이 런던대 인문지리학 전공인 저자 피터 애디는 지구상에서 공기의 탄생 및 인류가 공기를 어떻게 인식해왔으며 그 이해의 깊이를 발전시켜왔는지에서 출발한다.

증기기관의 역동적 힘은 공기의 팽창력에서 기인한다. 혁명의 폭발적 분위기에 대한 묘사의 비유로 쓰인 "부풀어 오르고 끓어오르던 공기" 또한 공기를 대하는 인류의 인식을 반영한다. 열기구, 비행기의 발명과 더불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공기역학, 산업화로 인한 도시의 대기 오염 등도 공기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화두로 다뤄지고 있다.

저자는 필립 풀먼의 '그의 어둠의 물질' 3부작과 시신을 산 위에 두고 절개해서 하늘과 새와 공기로 돌아가게 하는 티베트의 장례법을 인용하며 사람은 결국 공기와 먼지로 돌아간다는 숙연한 진실을 일깨운다.



우리가 공기로부터 와서 공기로 돌아간다면, 물은 살아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내 몸의 부분이 되었다가 빠져나오는 생명의 한 부분이다. '물'의 저자 베로니카 스트랭 더럼대 인류학 교수는 "물이라는 주제는 거대하고 복잡한 바다와 같아 정수만을 뽑아낼 방법은 없다"며 "수면 위에 살짝 스치듯이 앉았다가 날아가는 조약돌이 듬성듬성 물수제비뜨듯, 지나가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작은 참 맵시 있게 떠낸 물수제비와 같다. 생명의 출발점인 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연결해주는 물,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었던 물에 대해 저자는 과학지식과 더불어 다양한 역사적 예화를 보태 풀어낸다.

거대한 댐은 물질세계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도의 자와할랄 네루는 "댐은 근대 인도의 사원"이라며 댐 건설 사업을 주도했으나 작가 아룬다티 로이와 같은 이는 "댐은 핵폭탄과 같은 대량살상무기"라고 맞섰다.

저자는 "물을 시간과 기억과 운동과 흐름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물을 통한 일체감을 느낀다면 협력의 마음으로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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