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구제금융 협상 '9개월 연장' 급부상
'브릿지론' 성격…IMF 수용 여부가 관건
연장 합의해도 내년 3월 '3차 구제금융' 논란 예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1 18:06:20
△ (브뤼셀 AP=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왼쪽부터)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그리스-채권단 구제금융 협상 '9개월 연장' 급부상
'브릿지론' 성격…IMF 수용 여부가 관건
연장 합의해도 내년 3월 '3차 구제금융' 논란 예상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에서 '9개월 연장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양측이 긴축 정책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자 협상의 시간을 벌기 위해 연장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다만 그리스가 요구한 9개월 연장안의 조건은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자금을 이용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브릿지론' 성격으로 연장안 협상에도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ECB 등 유로존 채권단과 달리 강경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파국은 피하자…"내년 3월까지 구제금융 연장"
그리스 ANA-MPA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새벽에 끝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간 회동이 건설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3개국 정상은 그리스의 경제성장과 사회통합, 지속가능한 국가채무 를 위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 정부 관리는 회동 직전 채권단에 이달 말에 끝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ESM의 자금 지원으로 ECB가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을 통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사는 조건에 동의한다면 구제금융 연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9개월 연장안'은 유로존 채권단이 지난주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치프라스 총리와 만났을 때 연금 삭감과 세수 증대 등의 긴축 정책을 조건으로 구제금융 연장과 추가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고 지난 8일 보도한 바 있다.
그리스 역시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출한 47쪽 짜리 협상안에서 '새 협약 : 2015년 7월~2016년 3월'로 표현한 채무재조정 방안에서 구제금융 연장과 비슷한 방안을 제안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융커 위원장과도 다시 회동할 예정으로 '9개월 연장' 원칙에 합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릿지론' 성격…내년 3월 '3차 구제금융' 논란일 듯
그리스와 채권단은 '구제금융 만료기간 연장'으로 표현했지만 연장이 된다면 내년 3월 말에 다시 새로운 부채협상을 벌이기 전까지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 성격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리스가 전날 제시한 연장안의 조건은 47쪽 협상안에서 제시한 '새 협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새 협약의 주요 내용은 ECB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만기상환의 자금은 ESM에서 마련하며 ECB가 그리스 국채 매입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그리스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또 IMF에 내년 3월말까지 상환해야 할 부채의 50%만 상환하고 나머지는 그리스와 ESM 등이 최적의 상환 방안을 협상해 단계적으로 갚겠다고 제안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유럽팀장은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 외에 내년 3월까지 부채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브릿지론으로 볼 수 있다"며 "채권단이 동의해줄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이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현안에 합의한다면 오는 18일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9개월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 2월 유로그룹 회의에서도 구제금융 종료 시한을 2월 말에서 6월 말로 4개월 연장했다.
다만 그리스가 채권단과 9개월 연장에 합의해 내년 3월까지 부채를 상환하더라도 여전히 자본시장에서 직접 장기국채를 발행해 국가부채를 갚을 수 없어 3차 구제금융 또는 채무재조정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