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집값이 미쳤다" 부동산 버블 연일 '도마'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1 16:18:12
"시드니 집값이 미쳤다" 부동산 버블 연일 '도마'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시드니와 일부 멜버른 지역을 중심으로 치솟고 있는 호주의 집값 문제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글렌 스티븐스 호주중앙은행장은 10일 시드니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시드니 일부의 집값이 "미쳤다"(crazy)라고 말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스티븐스 은행장은 이어 이런 주택가격 상승이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 주요 인사로는 지난달 그렉 메드크래프트 증권투자위원회(ASIC) 위원장, 이달 초 존 프레이저 재무차관의 발언에 이어 집값 거품을 우려하는 세번째 발언이었다.
시드니는 2011년 이후 평균 주택가격이 약 50% 올랐으며 '거품 붕괴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꿈쩍도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이가 집값이나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시민들의 이런 고통을 모르는 듯 조 호키 재무장관은 9일 새로운 구매자들의 부동산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는 말에, 첫 주택을 구입하려면 "보수가 괜찮은 좋은 일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호키 장관은 또 시드니 집값이 비싸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많은 사람이 구입에 나서는 것을 보면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라며 많은 이가 자신의 집값이 오르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에 대해 정책당국자가 집값 안정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무주택자 등을 배려하지 않았다며 사방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야당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자동차를 몰아서는 안 된다"는 호키 장관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비난에 가세했다.
호키 장관의 발언 후 그가 시드니와 수도 캔버라 등에 주택 3채와 목장 1곳 등 4건의 부동산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라는 시드니모닝헤럴드의 보도가 11일 이어졌다.
또 호키 장관은 수도 캔버라에 머물 때는 자기 집에 머물면서 출장수당으로 1박당 270호주달러(23만원)를 꼬박꼬박 받고 있다. 물론 다른 정치인이나 정부관리들도 이 수당을 받는 등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시민들의 눈길이 고울리가 없다.
이와 관련, 호키 장관은 최근 "여러분도 외지로 출장을 가면 고용주로부터 돈을 받는다"고 받아넘겼다.
집값 폭등 문제가 연일 화제가 되자 야당인 노동당과 녹색당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부자 감세로 부동산 구입을 조장하는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제도를 이참에 손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 제도는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산 이들에 대해 이자 비용에 따른 손실액을 개인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중산층이 널리 이용하는 만큼 주요 정당으로서는 쉽게 손대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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