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외교무대 데뷔…'아버지 내세우고 형은 숨기고'
대선 출마선언 앞두고 독일 등 유럽 3개국 방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0 11:13:58
젭 부시, 외교무대 데뷔…'아버지 내세우고 형은 숨기고'
대선 출마선언 앞두고 독일 등 유럽 3개국 방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식 출마선언을 앞두고 외교 시험대에 올랐다.
오는 15일(현지시간) 마이애미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부시 전 주지사는 이번 주 독일,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3개국 방문을 시작했다.
주지사 시절에도 외국을 공식 방문한 적이 있지만 유력 대선주자의 신분으로 국제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첫 행선지인 독일에서 2천여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15분짜리 강연이 그의 외교 데뷔전이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은 부시 전 주지사가 이날 강연에서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냉전시대 업적을 내세운 반면, 이라크전 결정으로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는 형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고 보도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대선에 출마할 미국 정치인이 왜 뉴햄프셔 주 벌린(Berlin)이나 아이오와주 벌린(Berlin)이 아닌 독일 베를린(Berlin)에 왔는지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한 뒤 본격적으로 아버지 '후광 입기'에 주력했다.
그는 "독일 통일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었다. 많은 지도자와 독일 국민조차도 의심했지만,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결단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독일은 하나가 되고 자유국가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이라크로부터 철수하면서 진공상태가 됐다"며 미군이 병력을 줄인 곳에서 분쟁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식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했으나, 자신의 발언이 형의 이라크 정책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주춤거리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최근 인터뷰와 공식 행사에서 형의 이라크전 결정에 관한 공격적인 질문에 곤란해하는 표정을 드러냈다.
대신 이날 강연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외교능력을 검증받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상대방이) 물러설 때까지 밀어붙이는 무자비한 실용주의자"라고 평하면서 "러시아는 이웃 국가들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지지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강연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조우했으나, 따로 회담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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