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봉사활동하다 '통증 경감' 주사기 발명 대학원생
서울대, 박정빈 학생에 '칭찬하기 생활화 포상' 수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10 06:13:00
노인 봉사활동하다 '통증 경감' 주사기 발명 대학원생
서울대, 박정빈 학생에 '칭찬하기 생활화 포상' 수여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치매노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노인들이 주사를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고민하다 통증을 줄여주는 주사기를 발명해 특허까지 낸 대학원생이 있어 화제다.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주인공은 이 학교 자연대 뇌인지과학과 석사과정 1학기에 재학 중인 박정빈(24)씨.
박씨는 지난해 치매노인들의 정기 건강검진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다 노인들이 일회용 주사기를 뉘어 팔에 삽입할 때 주삿바늘 허브(바늘과 주사기 몸체를 연결하는 부분) 끝의 각이 진 십자날개 편에 자극을 받아 통증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방접종 등을 할 때 주사기 각도를 15도 이내로 눕혀 진피에 닿을 때까지 삽입하는 과정에서 이 날개가 피부를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박씨는 각진 날개를 유선형으로 둥글게 처리해 살갗에 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변형했다.
이와 함께 사용 후 바늘 뚜껑을 닫아 일정한 힘을 가하면 이중 잠금이 되게 해 부주의로 인해 주사기가 재사용되는 위험도 방지했다.
박씨는 작년 이 주사기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올해 1월에는 내친김에 특허도 획득했다.
박씨는 "작년 4월부터 11월까지 주사기를 연구하면서 주삿바늘에 수십 번을 찔렸지만 누군가 덜 아프고 덜 다칠 수 있는 물건을 만든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치매노인과 노인 건강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가족 때문이었다.
박씨는 "2013년에 외할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고 같은 해 돌아가실 때까지 간호하면서 노인 문제가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해부터 지금까지 인천지역 노인요양센터와 데이케어센터에서 치매 노인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립스틱과 스카프 등 소품을 준비해 요양병원에 가서 치매노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노인이 활짝 웃으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촬영해 추억을 담아주는 일이다.
서울대는 박씨의 봉사활동이 학내 구성원의 본보기가 된다고 보고 최근 '칭찬하기 생활화 포상' 수상자로 그를 선정했다.
박씨의 꿈은 건강한 노령사회를 위한 의학정책을 수립하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다.
박씨는 "삶의 질이 최악으로 낮아질 수 있는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 연구에 매진해 한국형 노인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언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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