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한열 민주정신 기린다…새 기념비 모교서 제막
기념사업회, 오후 3시 연세대 한열동산서 제막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9 11:10:06
故 이한열 민주정신 기린다…새 기념비 모교서 제막
기념사업회, 오후 3시 연세대 한열동산서 제막식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1987년 6월9일 전두환 군사정권 규탄 시위에서 최루탄을 맞고 쓰려져 결국 목숨을 잃은 고(故) 이한열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새 기념비가 모교에 세워졌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3시 이 열사의 모교인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한열동산에서 새로 제작된 기념비 제막식을 한다.
기존 추모비는 이 열사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이듬해인 1988년 9월14일 교내에 세워졌으나 20여년이 지나면서 벽체가 갈라지는 등 훼손이 심했다.
이에 기념사업회는 이 열사의 연세대 86학번 동문 등 각계 후원을 받아 새 추모비를 제작하기로 하고 석재 조각가 이경복 작가에게 작업을 의뢰했다.
이날 처음 공개되는 추모비는 이 열사 개인에 대한 추모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킨 열정을 기억하자는 취지에 따라 '기념비'라는 명칭이 붙었다.
기념비는 충남 보령에서 가져온 5t짜리 검은색 오석(烏石)을 원석으로 삼아 높이 약 1.4m, 길이 약 3m로 제작됐다.
기념비에는 이 열사가 1987년 6월9일 최루탄을 맞고 쓰러져 7월5일 사망하고 7월9일 장례를 치렀으며, 당시 나이가 22세였다는 사실을 함축한 '198769757922'라는 숫자와 함께 그 의미를 설명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열사가 쓰러지기 전 모습을 찍은 사진을 토대로 한 실루엣도 조각됐다.
기념비 바닥은 이 열사의 죽음과 6월 항쟁으로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음을 상징하고자 완만한 브이(V)자 형태로 약간 구부러지게 설계됐다. 뒷면에는 기념비 제작에 도움을 준 후원자들의 명단을 추후 새길 예정이다.
이 열사가 쓰러진 순간과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인 디지털 시계도 기념비와 함께 한열동산에 설치됐다.
제막식에는 이 열사 사망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8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이한열 열사 28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25주기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문화제는 풍물패와 음악동아리, 이 열사의 동문인 연세대 86학번 합창단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 열사가 최루탄을 맞을 당시 신었던 운동화도 복원이 완료돼 이날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됐다.
한 짝만 남은 운동화는 가족이 보관하다 2004년 기념관으로 옮겼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심하게 손상돼 뒤축 부분이 100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다양한 현대 미술품 복원 경험이 있는 근·현대 미술품 복원 전문가 김겸(47) 박사가 복원을 맡아 최대한 원형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복원을 완료했다.
기념사업회는 운동화 복원을 기념해 오는 11일 오후 6시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억과 보존 1: 운동화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획 특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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