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드론 공습 희생 예멘인 유족, 미 법원에 제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9 09:58:35
미 드론 공습 희생 예멘인 유족, 미 법원에 제소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미국의 알카에다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습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예멘인 2명의 유족이 미국 법원에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킨 드론 공습의 불법성 인정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이번 소송이 드론 공습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비밀주의를 타파하고, 드론 공습으로 인한 무고한 피해에 대해 공적 책임을 묻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예멘인 2명의 유족인 파이살 빈 알리 자버씨는 지난 7일 국제인권단체 리프리브의 도움을 받아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리프리브 소속 제니퍼 깁슨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매우 단순한 것을 요구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무고한 이들이 잘못된 죽음을 맞았다는 인정과 이들의 비극적 희생에 대한 공개적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파키스탄의 알카에다 시설에 대한 드론 공습에서 미국인 1명과 이탈리아인 1명 등 서방인질 2명이 희생되자 "유족들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면서 "미국은 실수로부터 배우기 위해 결함에 대해 정면으로 맞설 의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들은 소장에서 "미국 대통령은 드론 공습으로 무고한 미국인과 이탈리아인이 희생됐다는 것은 인정했다"면서 "왜 무고한 예멘인 유족은 진실을 알 자격이 없는가"라고 한탄했다.
소장에 따르면 파이살씨의 처남인 이슬람 종교지도자 고(故) 살렘 빈 알리 자버씨는 장남의 결혼식을 맞아 고향인 예멘의 한 시골마을에 갔다가 3천명의 주민 앞에서 설교했다.
그는 설교에서 "이슬람 교리에 단 한 줄이라도 알 카에다의 예멘 민간인 살인을 정당화하는 내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설교가 알 카에다를 자극할 것을 우려한 가족들에게 그는 "성직자로서 극단주의에 맞서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닷새 후 알 카에다 관련자로 추정되는 3명의 낯선 사람이 고향마을을 찾아와 대화하자며 살렘씨를 데려갔고, 교통경찰인 월리드 빈 알리 자버씨는 보호차 따라갔다. 이들이 대화하는 동안 미사일이 날아와 5명 모두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살렘씨를 찾아왔던 3명이 알 카에다 관련자라는 증거가 있어, 다른 2명도 한패로 보고 드론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유족들은 추정했다.
파이살씨는 이후 예멘 보안 당국으로부터 처남인 살렘씨와 조카인 월리드씨가 드론 공습의 의도된 목표물이 아니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후 유족들은 두 사람 몫의 위로금이라며 15만5천 달러(약 1억7천400만원)를 받았다.
유족들은 위로금이 미국 정부로부터 왔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설명이나 사과는 듣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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