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에 20년만에 '스위치 투수' 등장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6 08:45:00
미국프로야구에 20년만에 '스위치 투수' 등장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MLB)에서 20년 만에 양손으로 공을 던지는 '스위치' 투수가 등장한다.
MLB닷컴과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이 마이너리그 트리플A 내시빌에서 뛰던 양손 투수 팻 벤디트(30)와 빅리그 계약하고 팀 로스터에 등록했다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간 계투 요원인 벤디트가 빅리그 마운드에 서면 1995년 그레그 해리스(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 이후 메이저리그에 20년 만에 나타난 양손 투수가 된다.
오른쪽과 왼쪽 타석에서 서는 스위치 히터(양손타자)처럼 스위치 투수는 투구판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에서 던질 수 있다.
2007년 뉴욕 양키스에 지명돼 프로에 입문한 벤디트는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만 8시즌째 뛰어온 늦깎이 빅리거다.
원래 오른손잡이였으나 양손을 모두 쓰도록 가르친 부친의 영향으로 양손잡이로 성장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불펜 투수로 뛰면서 통산 417⅔이닝을 던져 18승 22패, 평균자책점 2.37을 남겼다.
오른쪽과 왼쪽에서 모두 사이드암 형태로 던지는 그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뿌린다.
올해에는 33이닝 동안 삼진 33개를 낚고 평균자책점 1.36을 기록하며 불펜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의 올해 피안타율(0.167)을 살피면, 오른쪽 타자(0.208)보다 왼쪽 타자(0.095)에게 무척 강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주로 좌타자를 겨냥해 왼손으로 던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벤디트는 손가락 5개가 아닌 6개로 설계된 특수 글러브를 낀다. 타자 유형에 따라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던져야 하므로 반대쪽 손의 엄지가 들어갈 구멍을 하나 더 판 것이다.
20년 전 양손잡이의 역사를 쓴 해리스는 MLB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벤디트가 (나와 같은) 기회를 잡다니 참 근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영리하면서도 성실하게 던진 벤디트가 마침내 빅리그의 한 자리를 꿰찼다"고 평했다.
메이저리그 야구 규칙은 양손 투수에게 반드시 투구 전 주심, 타자, 주자에게 어느 손으로 던질지 알려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른바 '벤디트 룰'로서 타석 중간에 투구 방향을 바꿔서도 안 된다고 적시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도 한화 이글스의 투수 최우석(22)이 양손 투수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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