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대출 주저하는 은행들 유동성 회수

실물경제 도움 국책銀에는 저리로 '장기유동성' 공급 특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4 10:14:41


中, 기업대출 주저하는 은행들 유동성 회수

실물경제 도움 국책銀에는 저리로 '장기유동성' 공급 특혜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운용이 시장의 요구를 들어주던 관행에서 탈피해 당국에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쪽으로 미세하게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재경일보 인터넷판(財經網)은 4일 인민은행(중앙은행)이 최근 국가개발은행에 1조위안(178조 5천억원)의 3년 만기 담보보완대출(PSL)을 승인한 반면, 기업 안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대출을 꺼리던 시중은행들로부터 단기 유동성을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4∼5월 지준율과 기준금리를 각각 내리면서 시중은행들은 유동성이 풍부해졌는데도 기업실적 악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대출을 꺼려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질책성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산둥성의 민간 오리가공 업체 중아오(中澳)가 은행들의 채무 차환 거부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신세가 되는 등 최근 흑자 기업들까지도 유동성 부족으로 잇따라 부도를 내고 있다.

중신(中信·CITIC)증권 수석 분석사인 덩하이칭(鄧海淸) 박사는 인민은행의 PSL 공급과 환매조건부 채권(RP) 회수로 요약되는 이번 조치를 글로벌 경제 위기(2008∼2009년)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Operation twist)'와 유사한 신통화정책으로 설명했다. OT는 중앙은행이 장기채를 사들이면서 동시에 단기채를 팔아 시중금리를 조절하는 것이다.

재경망은 유동성 회수가 인민은행 결정이 아닌 유동성 과잉 문제가 있는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덩 박사는 외환거래소 관계자 말을 인용, 인민은행의 PSL 승인 소식을 전하면서 "PSL 추가 공급 소식이 사실이라면 특정 은행에 대한 두 번째 특혜"라고 말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담보를 받고 특정은행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고, 이 은행은 지원받은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점에서 PSL이 유럽중앙은행(ECB)의 LTRO(장기대출프로그램)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PSL은 자금 지원 대상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LTRO와 차이가 있다.

인민은행은 작년에도 개발은행에 3년 만기로 1조위안 한도의 PSL을 승인, 5월 말 현재 약 2천600억위안을 집행했다. 올해는 특히 PSL 금리가 3.1%로 작년(4.5%)보다 크게 낮아진 점도 '특혜 주장'과 관련해 주목을 끈다.

전문가들은 PSL 공급과 관련, 당국이 중단기 자금 공급 확대에 중점을 뒀던 통화정책을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장기 자금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경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종전에는 RP와 MLF(중기유동성지원) 등 만기가 짧은 단기 자금을 주로 공급했으나 앞으로 만기가 3년 이상의 장기 자금인 PSL 등이 유동성 공급의 주축을 이룰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인민은행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염두에 두고 PSL을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이 향후 통화정책을 장기 이자율 공급 형태에 초점을 맞춰 장기 대출 쪽으로 운용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중국판 OT' 효과에 대해 "미국은 양적완화(QE) 본격화 전 OT를 운용, 의도와 달리 효과가 적었지만 중국은 정부 의지가 강한 만큼 장기금리에 대한 영향이 큰 기업활동과 주택대출 활성화 등에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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