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단 등친 간 큰 아줌마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3 12:00:02

보이스피싱 사기단 등친 간 큰 아줌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보이스피싱 인출책 역할을 맡은 50대 여성이 피해자에게서 갈취한 돈을 중간에서 가로챘다. 이 여성은 사기단을 협박해 추가로 돈까지 뜯어내는 대담성을 보였으나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최모(58·여)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5일 정오께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로부터 "신용등급이 낮아도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응한 최씨는 통장과 신분증, 도장을 챙겨들고 이튿날 오전 10시께 강동구 천호역 앞에서 현금회수책 B씨와 접촉했다.

이들은 최씨에게 "회삿돈으로 거래실적을 쌓아 신용등급을 높여야 대출이 된다"면서 "계좌로 돈을 넣어주면 인출해서 건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사기극은 사실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최씨는 처음부터 A씨와 B씨가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돈을 가로챌 속셈으로 속아 넘어간 척 연기를 했던 것.

최씨는 천연덕스럽게 B씨와 대출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작성했고, 3시간 뒤인 오후 1시 36분께 인근 은행에서 자신의 계좌로 입금된 사기 피해금 5천만원을 인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최씨는 이중 2천만원만 현금으로 인출하고 나머지 3천만원은 자기 소유의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한 뒤 "창구에 현금이 모자라 다른 은행으로 송금했다"고 둘러댔다.

B씨는 "사실 우리는 보이스피싱 조직이고 주변에 조직원이 쫙 깔려 있으니 딴 맘먹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2천만원 중 500만원을 최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최씨는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거나 나머지 돈을 안 줄 수 있다"고 협박, 500만원을 추가로 뜯어냈다.

이후 3시간이 넘도록 여의도 등 서울 곳곳으로 B씨를 끌고 다니며 혼을 뺀 최씨는 결국 송파구 잠실동의 한 은행 앞에서 B씨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나머지 3천만원을 인출하려 인근의 다른 은행으로 달려간 최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택시 뒷좌석에서 최씨와 B씨가 벌이는 수작을 보고있던 택시기사가 최씨가 내리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던 것.

최씨가 가로챈 4천만원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준 경찰은 현재 B씨 등의 행방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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