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종전 70주년 독일·일본 기념관 상반된 두 모습"

"드레스덴엔 '책임' 보이지만 나가사키엔 '인과관계' 안 보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2 23:31:38

BBC "종전 70주년 독일·일본 기념관 상반된 두 모습"

"드레스덴엔 '책임' 보이지만 나가사키엔 '인과관계' 안 보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기념식이 잇따라 열리고, 기념관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영국 방송 BBC는 연합군 폭격의 상징인 독일 '드레스덴 폭격'과 일본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의 현장인 드레스덴과 나가사키에 있는 기념관을 찾아 현지 모습을 2일(현지시간) 전했다.

드레스덴은 1945년 5월 13~15일 연합군이 투하한 3천900t의 폭탄으로 2만2천700명에서 2만5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나가사키에서는 7만4천명이 숨졌다.

드레스덴 기념관은 드레스덴 폭격을 로테르담, 스탈린그라드, 바르샤뱌 등 독일군 공습을 포함해 전쟁 기간 유럽 도시들을 지배한 공포의 한 부분으로 그렸다.

폭격에 타버린 드레스덴, 로테르담, 폴란드 비엘룬의 보도블록들을 나란히 놓고 있다.

종전 70주년을 맞아 개설된 특별전시관은 "드레스덴은 1939년 9월1일 독일군의 폴란드 공습으로 시작돼 1945년 5월8일 독일군의 항복으로 끝난 제2차 대전 기간 파괴된 수천개의 마을 중 하나일 뿐"이라고 소개했다.

또 드레스덴 공습은 "유대인과 정치범들, 강제징용자 등을 포함해" 만약 제지받지 않았으면 희생됐을 생명들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드레스덴 기념관은 (전쟁의) 행동과 결과를 단절하지 않고 있다"면서 "폭격이 정당했다고 말하지 않지만, 전쟁범죄라고도 말하지 않은 채 관람객들에게 사색을 맡기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드레스덴 시내 한복판에 있는 명판에 담긴 문구(독일에서 시작해 유럽으로 번져간 전쟁의 공포가 우리 도시에 되돌아왔다)를 놓고 전쟁 책임을 없애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독일의 유죄를 인정한 문구가 그대로 남았다는 얘기도 전했다.

나가사키 기념관 또한 교회의 조각상 파편들, 녹아버린 묵주와 병들, 벽만 덩그러니 남은 건물을 담은 사진 등 당시 공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BBC는 기념관은 수동적인 논조로 전쟁을 기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념관은 "확장 정책이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과 대치를 초래했고, 이는 태평양전쟁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시아 국민도 충돌로 끌려들어갔고, 여러 방식으로 희생됐다"고 덧붙였다.

BBC는 나가사키 기념관에서 "인과관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본이 자신의 행동뿐만 아니라 전쟁의 희생자임을 보여주면서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를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서구 제국들과 대치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여줄 뿐 진주만이나 일본왕, 일본군 장군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BBC는 "평화를 읊조리는 건 전쟁 책임에 대한 질문을 피한다"면서 두 기념관이 왜 차이를 보이는지 불확실하지만, 드레스덴은 '독일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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