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1천만달러 뇌물전달 핵심으로 발케 사무총장 지목
FIFA 실무 총책임자이자 2인자 수사로 블라터 압박 강도 높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확정위해 북중미·카리브해 집행위원 매표 의혹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2 09:15:39
美검찰,1천만달러 뇌물전달 핵심으로 발케 사무총장 지목
FIFA 실무 총책임자이자 2인자 수사로 블라터 압박 강도 높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확정위해 북중미·카리브해 집행위원 매표 의혹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미국 연방 검찰이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55) FIFA 사무총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 검찰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하기 위해 중남미 집행위원들에게 1천만 달러(약 111억 6천300만원)의 뇌물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케 사무총장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터 회장의 '오른팔' 이자 FIFA의 2인자인 발케 사무총장이 뇌물 공여의 핵심자로 지목되면서 최근 5선에 성공한 블라터 회장을 향한 압박 수위는 높아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검찰은 공소장에서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2010년 월드컵 본선 개최지로 선정되기에 앞서 2008년 북중미·카리브해 집행위원들에게 FIFA를 통해 1천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적시했다.
FIFA는 남아공 조직위가 집행위원들에게 주기로 한 뇌물을 자체 예산에서 대신 건네고 2010년 월드컵을 위해 조직위에 지원할 자금에서 1천만 달러를 삭감하는 방식으로 뇌물 공여를 대행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신원은 밝히지 않은 채 'FIFA의 고위 임원'이 1천만 달러를 잭 워너 당시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회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인 잭 워너 전회장은 30년 가까이 FIFA집행위원을 지냈고, FIFA 부회장도 지낸 인물로 이번 비리 스캔들의 주요 인물로 지목돼 기소대상이 된 14명 중 1명이다. 워너는 이 1천만달러 중 상당액을 개인용도로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공소장에는 이 고위 임원이 1천만 달러를 뇌물로 인지하고 있었는지,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 또는 워너와 공모했는지는 적시되지 않았다.
발케 사무총장은 미 검찰이 기소대상으로 지목한 14명에 포함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검찰 관계자들은 1천만 달러를 보낸 'FIFA의 고위임원'이 발케 총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발케 총장은 NTY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은 그런 송금을 승인한 적이 없고 그런 권한도 없으며 검찰로부터 아무 혐의도 받고 있지 않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FIFA 규정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회계를 관리하고 금전거래를 승인할 책임을 지고 있다.
축구계에서도 무려 1천만 달러를 보내면서 발케 총장과 블라터 회장이 그 성격을 전혀 몰랐다는 항변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사무총장은 FIFA의 회계뿐만 아니라 세세한 행정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실무 총책임자로서 공과 사를 불문하고 회장의 최측근으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발케 사무총장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현재 공식적으로 아무 혐의를 받지 않고 있는 블라터 회장도 수사선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출신인 발케 총장은 2003년 마케팅 국장으로서 FIFA에 들어왔다가 2006년 윤리규정 위반으로 해고된 적이 있다.
마스터카드, 비자 등 여신업체들과 후원계약을 놓고 협상하면서 거짓말을 되풀이해 FIFA의 사업 윤리를 저버렸다는 게 해고 사유였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은 FIFA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발케를 사무총장으로 발탁해 지금까지 수뇌부 듀오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발케 총장은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대외 활동을 위한 여력을 잃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IFA는 "현 상황 때문에 발케 총장이 (캐나다에서 10일 열리는) 여자 월드컵 본선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다"며 "발케 총장은 스위스 취리히에 남아 본부의 업무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연령별 대회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는 사무총장이 여자 축구 지구촌 최고의 축제인 월드컵 본선 개막식에 불참하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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