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로 끝장 보자' MLB 텍사스 전략 통하나
홈런 작년 AL 14위→6위·득점 10위→2위로 상승
부활 추신수·복귀 해밀턴·주포 필더 왼손 삼총사에 기대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6-02 02:19:39
'방망이로 끝장 보자' MLB 텍사스 전략 통하나
홈런 작년 AL 14위→6위·득점 10위→2위로 상승
부활 추신수·복귀 해밀턴·주포 필더 왼손 삼총사에 기대감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허약한 마운드를 강한 타선으로 돌파하자는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2015년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 관심을 끈다.
텍사스는 5월 31일(현지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9회 터진 대타 조시 해밀턴의 극적인 2타점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 26승 25패를 기록하고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3위를 지켰다.
시즌 승률 5할을 넘은 건 지난해 6월 이래 근 1년 만이다.
지구 2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보다 승차에서 불과 1경기 뒤질 뿐이고 시즌 초반부터 독주하던 지구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5경기 차로 따라잡았다.
정규리그 개막 후 4월에만 7승 14패로 밑지는 장사를 한 텍사스는 5월 들어 19승 11패로 대반전을 이루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9점을 주면 10점을 뽑아 이기겠다는 화끈한 공격 야구가 통한 덕분이다.
시즌 초반 텍사스를 강팀으로 꼽은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투수진이 약한 탓이었다.
게다가 에이스인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해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자 텍사스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떨어졌다.
그러나 타선의 파괴력이 마운드의 약점을 상쇄하면서 순위 싸움의 중대 국면인 6월, 텍사스가 이변을 연출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정규리그의 31%를 치른 5월 말 현재 텍사스는 AL 전체 15개 팀 중 팀 홈런 6위(55개), 팀 득점 2위(233점)에 자리했다. 지난해 최종 성적에서 AL 팀 홈런 14위(111개), 팀 득점 10위(637점)에서 많이 나아진 수치다.
주전들의 연쇄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중반 타선이 해체된 지난해 비교하면 올해 주포 프린스 필더가 건강하게 제 모습을 되찾은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필더는 타율 0.359, 홈런 10개, 타점 38개 등 세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달리며 득점을 주도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목 디스크로 지난해 일찍 시즌을 접어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1년 만에 명예를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텍사스의 '원조' 해결사인 조시 해밀턴의 복귀는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트레이드로 세 시즌 만에 텍사스로 돌아온 해밀턴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지난 주말 홈 4연전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팀의 영패를 막는 1타점 적시타를 비롯해 연타석 홈런과 끝내기 안타로 자신을 기다려 온 홈 팬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선보였다.
'전국구 구단' 보스턴의 티켓파워이기도 하나 '해밀턴 효과'가 즉각 위력을 발휘한 덕분에 보스턴과의 4연전에 올해 평균 관중(3만 435명)보다 5천 명 이상 많은 경기당 평균 3만6천명의 관중이 들어차기도 했다.
왼손 엄지를 다쳐 최소 2주간 자리를 비울 주포 애드리안 벨트레의 공백이 우려스럽지만, 살아난 추신수가 2번 타자로 더 많이 출루한다면 필더와 해밀턴이 이끌 중심 타선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신수는 4월에 타율 0.096으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으나 5월 들어 타율 0.295를 치고 홈런 6개를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추신수, 필더, 해밀턴 등 왼손 슬러거 3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텍사스의 공격력은 더욱 살아난다.
발 빠른 새로운 톱타자 델리노 드실즈와 향상된 장타력을 앞세운 미치 모어랜드와 로빈슨 치리노스 등 하위타순의 두 타자도 공격력에 큰 힘을 보탰다.
다만, 방망이만으로는 절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만큼 마운드가 얼마나 받쳐주느냐가 관건이다.
다르빗슈가 이탈한 뒤 확실한 승리를 담보할 만한 선발 투수가 없는 게 텍사스의 현주소다.
부진한 네프탈리 펠리스를 대신해 숀 톨러슨을 마무리로 기용한 뒤 불펜 사정은 나아졌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텍사스의 팀 평균자책점은 4.19로 AL 13위, 선발투수진의 평균자책점 순위는 7위(4.19)다. 구원진의 평균자책점 순위는 14위(4.23)로 좋지 않다.
텍사스 투수진은 234점을 내줘 AL 팀 최다 실점에서도 3위에 있다.
상승과 하강의 사이클이 분명한 타자와 달리 투수들은 비교적 일관된 성적을 거두는 점을 고려할 때 투수진이 평균자책점을 얼마나 낮춰 타선과 균형을 이루느냐에 올해 텍사스의 명운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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