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나치 전범 추적한 프랑스인·독일인 70대 노부부

홀로코스트 입증에 여전히 바쁜 나날 "佛·獨 과거사 해결 기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31 22:26:39


평생 나치 전범 추적한 프랑스인·독일인 70대 노부부

홀로코스트 입증에 여전히 바쁜 나날 "佛·獨 과거사 해결 기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아직도 나치 전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일에 매달리는 프랑스인 세르주 클라르스펠트(79)와 독일인 베아테 클라르스펠트(75·여) 부부의 나치 전범 추적사를 조명했다.

파리에서 만난 이들은 '홀로코스트'를 입증하는 데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부는 아들 아르노의 집 1층에 마련된 사무실 공간에서 '프랑스에서 강제추방된 이들의 아들과 딸들'이라는 단체의 활동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 아르노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 있던 유대인 14만명을 추방으로 내몬 법들을 만드는 데 일조한 혐의가 인정돼 1998년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전 파리 경찰서장 모리스 파폰의 재판도 이끌었다.

지난 1월 세르주는 독일 쾰른의 법정에서 열린 전 독일 병사의 전범 재판에 참석해 원고 측의 변호인을 맡았다.

세르주는 8살 때 유대인인 아버지가 프랑스의 친나치 비시 정권의 경찰에 끌려가는 것을 숨어서 지켜봐야 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우슈비츠로 끌려갔고 가족들은 그를 다시 보지 못했다.

베아테는 독일인이다. 그녀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을 위한 속죄의 뜻에서 평생을 나치 전범을 추적해왔다.

그녀는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정규병사였던 아버지가 나치 당원은 아니었지만 살아있었다면 자신이 하는 일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어를 배우러 파리에 온 그녀는 1963년 세르주를 만났고 그와 많은 대화 끝에 나치 전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로 약속했다.

그녀의 활동은 때로 기소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 이상이었다.

베아테는 1968년 독일 의회에서 게오르크 키징거 총리에게 "당신은 나치다"고 소리쳤고, 나중에는 정치 집회에서 연설 중인 키징거 총리에게 뛰어올라가 그를 가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4개월을 복역했다.

부부는 알로이스 브루너를 찾는 데 수년을 보냈다. 나치 친위대 대령 아돌프 이치만 보좌관인 그가 가명으로 시리아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베아테는 이스라엘 정보 당국과 협조 아래 그의 집 가정부로 위장해 잠입해 자신이 나치인 척 행동하면서 그의 신뢰를 얻은 뒤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당신이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브루노는 베아테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도주를 시도함으로써 결국 자신의 정체를 확인해줬다.

부부는 또 볼리비아에서 은신해있던 '리옹의 도살자'로 유명한 게슈타포 대장 클라우스 바르비의 정체를 밝혀내기도 했다.

또 비시 정권에서 유대인 업무를 책임지고 유대인 아동 수백명을 아우슈비치로 보낸 르네 부스케를 추적해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세르주 부부는 자신들이 해온 일들은 "프랑스와 독일의 과거사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나치 전범을 인도하지 않으려 했고, 독일법은 나라밖에 자행된 범죄의 재판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9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법을 바꿨다"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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