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세손 "FIFA, 축구부터 챙겨라"
잉글랜드, 월드컵 보이콧 시사…'반쪽 월드컵' 우려 확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31 08:56:27
영국 윌리엄 왕세손 "FIFA, 축구부터 챙겨라"
잉글랜드, 월드컵 보이콧 시사…'반쪽 월드컵' 우려 확산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잉글랜드축구협회(FA)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영국 윌리엄 왕세손은 30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은 페어플레이를 대표하고 축구를 최우선으로 챙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아스널과 애스턴 빌라의 FA컵 결승전에 앞서 최근 비리 스캔들에 휩싸인 FIFA를 향해 이 같은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그들의 부패 혐의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스폰서와 지역축구연맹 등 FIFA를 후원하는 사람들이 FIFA의 개혁을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비리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주 취리히에서 벌어진 일(FIFA 간부들의 체포)은 'FIFA판 솔트레이크시티 사건'"이라며 FIFA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고강도 개혁을 본받아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FIFA 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된 데이비드 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장이 제프 블라터 회장 연임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곧바로 사임한 것에 대해서도 "FIFA 집행위에서 물러난 그의 결심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이날 패한 애스턴 빌라의 열혈팬으로 알려진 윌리엄 왕세손은 FIFA 개혁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FA 조직에 대한 강도높은 개혁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결승전을 함께 참관한 그레그 다이크 FA 회장도 "우리만 월드컵을 보이콧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지만, 나머지 유럽 국가가 보이콧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도 동참할 것"이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축구종가'인 잉글랜드가 FIFA와 블라터 회장을 향한 전방위 공세에 나서면서 러시아 월드컵이 '반쪽 행사'로 치러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잉글랜드 등 유럽의 축구 강국들이 소속된 유럽축구연맹(UEFA)은 다음 주 독일 베를린에서 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이 자리를 통해 월드컵 보이콧 여부를 포함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탓에 오는 7월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2018 월드컵 예선 조추첨 행사에 불참하는 국가가 많을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컨설팅회사 스포츠코프의 마크 가니스 사장은 AP 인터뷰에서 "블라터의 지지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카타르 정부, 80∼90개 소국에 불과하다"며 "UEFA가 월드컵을 보이콧하거나 아예 FIFA에서 떨어져 나가고 남미 강호들이 동참할 경우 월드컵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나 아시안컵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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