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병사 "살려고 라마디서 철수…공습·보급 부족"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8 18:50:08
이라크병사 "살려고 라마디서 철수…공습·보급 부족"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군의 '라마디 참패'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슬람국가'(IS)의 압도적인 전력에 밀려 철수가 불가피했다는 이라크 병사의 증언이 나왔다.
이라크자유라디오는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병사가 인터뷰에서 "라마디 철수는 사실 목숨을 건지기 위한 결정이었고,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더라면 대량학살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병사는 라마디의 안바르주 지휘통제실에서 근무하다 17일 IS가 라마디를 완전히 점령하기 직전 인근 합바니야로 철수했다.
그는 "안바르주에 주둔한 이라크군은 한 달간 중앙정부의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IS와 싸울 탄약조차 떨어져 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앙정부는 험비 7∼9대와 4륜구동 차량 몇 대를 보내줬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IS는 모술과 살라후딘주에서 인력과 물자를 라마디로 증원했다"며 "반면 이라크정부는 충분히 공습을 지원하겠다고는 하지만 이라크 공군의 능력은 제한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라크 중앙정부는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라마디 주변을 폭격했다고 하는데 IS와 지상에서 싸우는 이라크군을 돕기엔 부족했다"며 "국제동맹군은 주요 공격지역 몇 곳만 공습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라크군과 국제동맹군의 정보 공조도 원활하지 않은 탓에 이라크군이 원하는 곳을 정확히 공습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명령 체계에 따라 공습을 수행한다고 이 병사는 지적했다.
그는 IS는 철판을 덧댄 중장비와 트럭에 폭탄을 실어 라마디 정부청사 단지를 향해 25차례의 위력적인 폭탄공격으로 파상공세를 펴 포위망을 좁혔다고 전투 상황을 전했다.
이 병사는 "이라크군이 숫적으로 월등했는데도 패퇴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이라크군 1천500여명이 포위됐고 IS 무장대원은 수백명에 이르렀다"고 반박했다.
이라크자유라디오는 이 인터뷰가 "이라크군이 라마디에서 싸울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발언이 나오기 하루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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