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中 사정작업 사령탑 왕치산 '간접' 조사
JP모건조사 소환장서 관계 설명 요구…美·中 갈등 확산 가능성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8 16:38:48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행사 개막식에 참석한 왕치산(王岐山) 중국공산당 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 서기(정치국 상무위원)
美 SEC, 中 사정작업 사령탑 왕치산 '간접' 조사
JP모건조사 소환장서 관계 설명 요구…美·中 갈등 확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중국 고위층 자제 특혜 채용 혐의를 조사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창끝이 중국의 사정작업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당 서열 6위)에까지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중 간 새로운 갈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SEC가 지난달 29일 조사 대상인 JP모건에 발부한 소환장에서 조사에 참고할 수 있게 중국 고위 인사 35명과의 접촉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WSJ가 입수한 소환장에는 중국의 사정과 감찰을 총괄하는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왕치산 서기 이름을 필두로 35명의 명단이 들어 있다.
중국내 외국 기업이 전·현직 고위간부 자제 채용 등의 방법으로 '관시'(關係)를 사업에 이용해왔다는 의혹은 제기된 바 있으나 왕 서기 이름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미 당국은 왕 서기나 가오 부장 등을 직접적으로 조사할 수 없고, 또 이들의 JP모건 등 불법행위 관련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WSJ의 이같은 보도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지난 20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의 허핀(何頻ㆍ50) 편집장 말을 인용해 보도한 '왕치산 서기 방미 계획 무기 연기' 관측과도 관련돼 주목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 소속 검사들도 SEC에 왕 서기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35명 명단 중에는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장관)과 에너지업계 거물 푸청위(傅成玉) 중국석유화공(SINOPEC) 전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중국에 자료공개를 요구해 JP모건 등의 불법채용 비리들을 밝혀낸 바 있는 SEC는 현재 가오 부장이 JP모건에 아들 가오줴(高珏) 취직을 청탁했는지 여부 등을 중점 조사하고 있다.
가오 부장은 과거 은행 관계자들과의 이메일을 통해 일자리 주선시 반대 급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사법당국도 JP모건 UBS, 인베스틱 등을 상대로 뇌물 제공이나 사업상 이익을 목적으로 외국 정부 관료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 신문은 중국 사정당국이 소환장에 언급된 35명 등 연루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지 않고 있으며 이를 미 당국의 조사 내용이 중국 국내법에 저촉된다고 판단하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왕 서기를 지목, 간접 조사에 나섬에 따라 미·중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지난해 중국 국방부는 인민해방군 소속 장교 5명이 미국 기업 6곳을 30여 차례 해킹한 혐의로 기소되자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에도 자국 기업의 영업 비밀을 훔쳐 중국 정부에 제공한 혐의로 장하오 톈진대학 교수 2명 등 중국인 6명을 산업스파이로 기소했다고 미 언론들이 19일 전했다. 한편 JP모건은 지난 2010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던 톈허케미컬(天合化工)의 환심을 사기 위해 웨이치(魏奇) 톈허 이사장의 딸인 웨이자오(魏嬌)를 채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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