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중국인 한국에 식상…용산에 관광허브 면세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8 09:28:36
경제("중국인 한국에 식상…용산에 관광허브 면세점")
"중국인 한국에 식상…용산에 관광허브 면세점"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SM과 한류공연·국내최대 중국식당
'KTX호남선' 관광·면세점 할인 패키지 개발…1천평 中企전용관 설치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갈 곳이 없다'고 말합니다. 명동 좀 구경하고 물건 하나 사는 게 고작이라는 말입니다. 이미 한국이 식상해졌다는 얘기인데, 그런 서울 도심에 또 하나의 면세점을 짓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관광·면세업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따기 위해 합작 설립한 법인이다.
양 대표는 "그냥 앉아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면세점이 아니라 해외 관광객 수요를 스스로 창출해 끌어들일 수 있는, 차원이 다른 관광 허브형 면세점을 용산 아이파크몰(현대산업개발)에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 1일 관세청에 제출할 HDC신라면세점의 사업계획서에는 실제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포함될 예정이다.
우선 아이파크몰 내 '이벤트 파크'를 활용, 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1천500평 규모의 한류 문화 공연장을 마련한다.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와 제휴를 통해 이 공간에서 공연이나 팬 사인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미 27일 SM과 '한류 활성화' 업무 협약까지 체결했다.
현재 아이파크몰 내 용산역사 대합실 일부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500평짜리 중국식당이 들어선다. 유커(중국인 여행객) 관광객을 겨냥한 것인데, 단계적으로 일본·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대형 관광식당도 잇따라 선보인다.
아울러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역과 KTX호남선, ITX청춘 등으로 연결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광상품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지난 27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나 남이섬 등 강원 지역 관광지로 해외 관광객들을 보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고 협력 MOU(양해각서) 체결을 제안했다"면서 "강원뿐 아니라 담양, 공주, 보성, 한려수도 등 옛 백제 문화권 관광 패키지도 만들어 연간 약 500만명의 중국인을 용산으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HDC면세점 쇼핑과 'KTX호남선 당일여행', 'KTX호남선 1박2일 여행' 등을 묶은 패키지 관광 상품을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내놓고 면세점 쇼핑객들에게 할인 등의 혜택을 주겠다는 설명이다. 면세점 안에는 지역 특산물 홍보관도 들어선다.
이 같은 지방과의 '상생'뿐 아니라 중소기업, 주변 용산 전자상가와의 동반 성장도 HDC신라면세점이 역점을 두는 대목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전체 면적의 15%가 넘는 약 1천평 매장에 아예 중소·중견기업 제품만을 판매하는 '중기 전용관'을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인근 용산 전자상가의 활성을 위해 사단법인 용산전자상가연합회와 이미 협약도 체결했다. 앞으로 전자상가 낙후시설 개·보수 지원, 상호 할인 쿠폰 발급 등 다양한 형태의 공조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도 한때 침체기를 맞았지만 유커(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살아났다"며 "최근 10여년동안 침체된 용산 전자상가도 면세점과 함께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 밖에 면세점과 에스컬레이터로 바로 연결되는 아이파크몰 내 대형 주차장(350대 버스 동시 주차), 옛 용산터미널전자상가 부지에 들어서는 1천800실 규모의 4개 호텔을 비롯한 주변 숙박 인프라 등도 용산 HDC신라면세점의 입지 메리트로 꼽았다.
양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이 호텔신라를 파트너로 삼은 배경에 대해 "신라는 세계관세기구로부터 수출입안전관리우수기업(AEO)으로 인증받은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며 "앞서 DFS, 듀프리 등 세계 1~2위 면세업체나 국내 주요 유통사들과도 접촉했으나 신라가 면세사업자로서 최고의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대로 된, 차원이 다른 관광허브형 면세점을 만들자는 구상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3월말 두 분이 직접 만나 합작에 전격 합의한 이후 20명의 실무 태스크포스가 구성돼 현재까지 사업계획서 작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59년생인 양 대표는 1984년 현대그룹에 입사한 뒤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실 사업개발팀장·전략기획부장·현대유통연구소장, 현대아이파크몰 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30년 넘게 업계를 선도한 유통 전문가로, 특히 아이파크몰을 통해 국내에 쇼핑·문화·엔터테인먼트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몰(mall) 개념을 거의 처음 소개한 주인공이다.
양 대표는 "면세점까지 들어오면 비로소 완벽한 몰(mall)이 완성된다"며 "제대로 된 면세점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유통인으로서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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