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이맘' 이름 건 라마디 탈환작전…종파 충돌 우려
라마디 부근서 치열한 교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7 17:15:01
△ 이라크 라마디, IS 수중에 함락
(바그다드 AP=연합뉴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17일(현지시간)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州) 주도 라마디를 격전 끝에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관리들도 IS가 라마디의 정부군 작전통제소를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라마디가 IS 수중에 떨어진 것은 이라크 정부군이 지난해 IS를 상대로 영토탈환 작전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패배다. 사진은 라마디에 주둔하던 이라크 정부군이 이날 철수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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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 이맘' 이름 건 라마디 탈환작전…종파 충돌 우려
라마디 부근서 치열한 교전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개시된 이라크 안바르주 라마디 탈환작전의 한 축인 시아파 민병대가 종파성을 공개적으로 내세우면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아파 민병대가 내건 이번 작전의 명칭은 '라바이크 야 후세인'(후세인이여, 제가 여기 있나이다)이다.
후세인은 시아파 무슬림이 숭상하는 3대 이맘(예언자)으로 7세기 말 주류 수니파 세력과 전투에서 비참하게 살해됐다.
시아파는 연례 종교행사인 아슈라에서 자신의 몸을 쇠사슬이나 채찍으로 때리는 의식을 치른다. 이는 그를 수니파로부터 지키지 못한 자책과 그의 아픔을 공유한다는 상징일 정도로 후세인은 여러 이맘 가운데 시아파에 각별하다.
시아파 민병대가 이런 비장한 종교적·정서적 배경이 있는 인물을 작전명으로 정한 것은 일단 적군인 '이슬람국가'(IS)가 강경 수니파이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라마디를 비롯한 안바르주의 주민 대다수가 수니파라는 점에서 의미가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시아파 민병대는 그렇지 않아도 다른 이라크 내 작전 지역에서 수니파 주민을 IS만큼이나 잔인하게 학대하고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터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안바르주에서 벌인 작전에서 이들을 배제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17일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가 IS에 완전히 함락되자 알아바디 총리는 어쩔 수 없이 시아파 민병대에 협조를 요청했고,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라마디 주변으로 2만여명을 이동했다.
종파간 갈등 조짐은 벌써 감지된다.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일간 오카즈는 26일 안바르주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 알아바디 총리의 시아파 민병대 동원을 비판하면서 이를 묵인한 수니파 출신 칼리드 알오베이디 이라크 국방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 신문은 "안바르주 주민은 시아파 민병대없이도 다에시(IS의 아랍어약자)가 바그다드로 가지 못하도록 싸웠다"며 "안바르주는 다에시와 싸울 애국자를 원하는 것이지 (라마디 탈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군대(시아파 민병대)를 바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IS 격퇴작전에서 시아파 민병대가 활약할 수록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을 경계한다.
한편, 이라크 군경과 시아파 민병대, 친정부 수니파 부족의 연합군은 26일 라마디 주변 곳곳에서 IS와 교전을 벌였다.
이라크 정부는 IS의 영향력이 강한 안바르주 서부와 살라후딘주로 통하는 라마디 남서쪽과 북쪽의 길목을 차단해 IS의 병력 이동과 물자 보급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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