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 짓밟은 역사, 일본국민으로서 사죄"

일본교회 방문단, 수요집회서 위안부 할머니에 사죄
새에덴교회서 사죄와 화해의 예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7 13:00:00

△ 사죄하는 일본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8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무라오카 타카마츠 교수가 사죄문을 읽은 뒤 길원옥 할머니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 일본 교회의 양심 있는 목회자와 지도자들로 구성된 '사죄와 화해 방문단' 15명이 이날 수요집회에 참석해 할머니들에게 사죄했다. 2015.5.27 superdoo82@yna.co.kr

"인간 존엄 짓밟은 역사, 일본국민으로서 사죄"

일본교회 방문단, 수요집회서 위안부 할머니에 사죄

새에덴교회서 사죄와 화해의 예배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일본군이 여러분에게 상처를 입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짓밟은 역사는 저희 조국의 역사라는 점에서 저도 일본 국민으로서 책임이 있습니다. 희생자의 상처를 악화시키는 현 정부의 모습에 일본 국민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고 심한 분노를 느낍니다."

일본 교회의 양심 있는 목회자와 지도자 15명으로 구성된 '사죄와 화해 방문단'이 방한, 27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한 수요집회에 참석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만났다.

방문단 단장인 무라오카 타카마츠 교수는 이날 집회에서 할머니들께 드리는 사죄문을 읽으면서 일본의 과거사를 참회하고 사죄했다.

무라오카 교수는 "일본군이 긴 기간에 걸쳐 여러분의 몸에 상처를 입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짓밟은 역사는 저희 조국의 역사"라며 "그로부터 70년 이상 지났는데도 자신의 행위를 회개하고 잘못을 인정한 일본군 병사는 겨우 수 명에 불과하며, 위안부 문제를 사과한 고노 관방장관 담화는 허망한 공문서가 되고, 일본 교과서에서도 역사적 사실은 모습을 감춰가는 일본의 상황에 대해 일본국민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2년 전 고노 관방장관 담화와 무라야마 총리의 사과 이후 현 아베 내각을 비롯한 일본 정부는 전임자의 발언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하면서 희생자의 상처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조국의 이런 모습에 일본인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고 심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영주하게 된 때부터 일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알게 됐다"는 무라오카 교수는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지의 대학에서 성경 언어인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가르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저술과 강연 활동도 해왔다.

5년 전 인도네시아의 여성 희생자에 관한 책인 '강제연행'을 두 명의 일본인 저널리스트와 함께 출판했으며, 2년 전에는 네덜란드 여성이 쓴 '꺾여버린 꽃'을 일본에서 출판했다.

12년 전 정년퇴직 이후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를 본 아시아 국가의 대학이나 신학교에서 무료로 전문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작년에는 서울의 횃불 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와 포항 한동대학교 교단에 서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강연을 하거나 책을 쓰지만, 저의 노력이 부족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볼 수 없었던 것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후에도 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방문단은 이날 오후 8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새에덴교회에서 '사죄와 화해의 예배'를 드리고 한국교회에 대한 사죄문도 발표한다.

방문단은 예배에서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강제하면서 한국 교회에 상처를 준 과거사를 사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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