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모리얼 데이 연휴 총성 얼룩…시카고 12명 사망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7 08:24:10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美 메모리얼 데이 연휴 총성 얼룩…시카고 12명 사망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정부가 전쟁에 나가 싸우다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한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홈타운 시카고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25일 시카고에서 최소 56명이 총에 맞아 이 가운데 12명이 사망했다.
나이가 가장 어린 피해자는 잉글우드 지역의 4세 여아 자셀 존슨이다. 존슨은 22일 밤 8시께 가족과 함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타고 있다가 차창 밖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았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경찰은 차에 동승했던 존슨의 사촌(17)도 총격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15세 소년 2명 등 10대 청소년이 여럿 포함돼 있다.
사건 발생 장소는 도시 남부와 서부, 저소득층 흑인과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빈민가로 알려진 남부 잉글우드 지구의 경우 12건의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다발적인 총격전에도 불구하고 26일 현재 체포된 용의자가 단 한 명도 없다.
경찰 당국과 정치인들마저 손을 놓은 시카고 빈민 지역의 뿌리 깊은 총기 폭력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시카고는 미국의 3대 도시이자 아름다운 건축의 도시라는 명성 이면에 인종 분리와 총기 폭력으로 얼룩진 그림자를 갖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2011년 취임 이래 도시 북쪽에 모여 사는 백인 부유층 위주의 시정을 펼친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경찰청 통계를 인용, 2013년 같은 기간 대비 시카고 시 총기 사고 발생률은 24%, 살인율은 18% 각각 증가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경찰은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느슨한 총기규제법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항변했다.
메모리얼 데이는 비공식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범죄학자들은 "날씨가 폭력 범죄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며 "통계상으로 보면 겨울동안 주춤했던 총기 사고 소식이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시작돼 9월 말까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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