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자가격리자 가족은 어떡하나…관리 강화 '뒷북'
자가 격리자에 지침 준수 맡겨 3차 감염 가능성 노출
보건요원 집중 배치·고열기준도 38도에서 37.5도로 낮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6 18:02:57
△ 메르스 대응현황 및 대책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의심자 2명 추가발생 등 현황및 대책을 브리핑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자가(自家) 격리 중이던 2명의 감염 의심자를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긴 뒤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자가격리자 가족은 어떡하나…관리 강화 '뒷북'
자가 격리자에 지침 준수 맡겨 3차 감염 가능성 노출
보건요원 집중 배치·고열기준도 38도에서 37.5도로 낮춰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해 자가(自家) 격리 중이던 의료진 2명이 감염 의심환자로 격리되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자가 격리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감염 의심환자가 그동안 머물던 집에서 다른 가족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3차 감염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68)씨를 치료·진료했던 간호사 E씨와 의사 F씨가 이날 고열 등의 증상을 호소해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져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22일부터 자택에서만 머물지만 E씨는 남편·아들과, F씨는 부인·딸과 각각 같은 집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질본은 자가 격리자들에게 다른 가족들과 2m 이상 떨어져서 지내고 집안 내에서도 N-95 방역 마스크를 사용해 생활하라고 지침을 주고 이를 꼭 지키도록 당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침을 준수하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따로 없다는 데 있다. 보건당국이 가족들에게로의 감염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자가 격리자들 스스로에게 지침 준수를 맡기고 이를 점검하는 수준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지침을 어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질본은 이날 자가격리 점검반을 따로 꾸려 지침 준수 여부를 따로 파악하는 한편 E씨와 F씨의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기로 했다.
또 환자가 스스로 원할 경우에는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없어도 인천공항검역소 내 격리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권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자가 격리 대상자 중 1명이 본인 희망에 따라 이 시설에 머물고 있다.
양병국 질본 본부장은 "자가 격리에 대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더 보건요원들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며 "자가 격리자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가택 내에서 실질적으로 격리하기가 용이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격리 시설로 안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질본은 이와 함께 메르스의 네번째 환자 D씨(40대 중반 여성)가 확진 전 격리·검사 등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이날 감염 의심환자의 기준을 낮추기로 했지만 뒤늦은 관리강화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D씨는 체온이 38도를 넘지 않아 유전자 검사와 국가지정격리병상 이동 대상자가되지 못했지만 결국 메르스 감염이 확인됐고, 질본은 이날 고열의 기준을 38도에서 37.5도로 낮췄다.
질본 관계자는 "과잉 조치를 하지 않고 지나친 공포심을 주지 않으면서도 환자나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제 기준을 준용해 적확한 조치를 취해 왔다"며 "발열 등의 증상이 변동이 심해 놓치는 환자를 줄이기 위해 검사의 수행 기준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는 의료기관 내에서의 전파 외에 지역사회로 전파된 사례는 없으며 현재 국내 감염자 중 첫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를 통해 감염된 3차 감염 사례도 없다"며 "밀접접촉자 중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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