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만난 이시종·김병우, 무상급식 '무'자도 안꺼내
지사 집무실서 괴산 유기농엑스포 업무협약…"무상급식 함구한채 '딴청'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6 14:41:22
△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26일 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괴산 유기농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위한 협약에 서명했다. 그러나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무상급식비 분담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2015.5.26 <<충북도 제공>>
웃으며 만난 이시종·김병우, 무상급식 '무'자도 안꺼내
지사 집무실서 괴산 유기농엑스포 업무협약…"무상급식 함구한채 '딴청'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무상급식비 분담을 둘러싸고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첨예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양 기관 수장인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이 26일 지사 집무실에서 만났으나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헤어졌다.
무상급식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두 사람이 만나 통 큰 담판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을 애써 외면한 것이다.
이날 만남은 김 교육감이 이 지사 집무실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오전 10시 김 교육감이 도청 현관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이 지사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연배가 어린 김 교육감이 이 지사가 내민 손을 두 손으로 잡으며 예의를 갖췄고 두 사람은 활짝 웃으며 2층 집무실로 향했다.
두 사람은 집무실에서 오는 9~10월 괴산에서 열리는 세계 유기농 산업엑스포를 주제로 25분간 환담하고 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한 업무 협약에 서명했다.
두 사람은 환담하는 동안 덕담을 곁들이며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날선 공방을 벌이며 갈등을 빚고 있는 기관들의 수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두 사람은 길다면 길 수 있었던 만남에서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농담으로라도 상대의 양보를 청할 법했지만 운조차 떼지 않았다.
유기농 엑스포가 개최되면 안전한 먹을거리, 지구환경과 생태보전, 생명 등 유기농의 진정한 가치를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석가탄신일(5월 25일) 때 어느 사찰을 방문했는지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눴을 뿐이다.
유기농 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두 기관장이 서로 부담을 느꼈는지 무상급식의 '무'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충북도가 914억원에 달하는 무상급식비 항목 중 식품비(514억원)의 70%(359억원)만 분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이후 14일 만에 이뤄지는 회동이어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했던 양 기관 관계자들은 적잖이 실망한 눈치다.
두 사람이 조속히 만나 갈등 국면을 해소하라고 요구해온 시민단체들 역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날 두 사람의 무상급식에 대한 '묵비권'은 여전히 분담을 둘러싼 줄다리기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묵언 회동'에도 불구, 두 사람 모두 무상급식을 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만큼 시일이 걸리겠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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