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인상 가능성 커져…한국은행은 딜레마(종합)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6 11:57:42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美 9월 금리인상 가능성 커져…한국은행은 딜레마(종합)



(서울=연합뉴스) 정선미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올해 안 어느 시점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그 배경이다.

이미 대부분 전문가들이 9월과 12월 가운데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어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이런 전망이 더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의 부진한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거나 현재 상태로 상당기간 유지해야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이런 조치가 쉽지 않게 됐다.

전문가들은 1분기 경기 부진이 일시적이라는 평가와 고용시장의 가파른 회복세, 가을께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전망 등이 9월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26일 분석했다.

12월까지 금리 인상을 늦춰 금융시장의 불필요한 과열과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옐런 의장은 "고용과 물가가 우리(연준)의 목표 수준에 도달했을 때까지 통화정책 강화를 늦춘다면 경제를 과열시킬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애머스트 피어포인트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의 발언이 나온 후 고객노트에서 "엘런 의장의 어조는 머지않아 금리가 인상될 것임을 알리는 기초 작업에 나선 듯한 모습"이라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까지는 117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22일(미국시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지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올해 안 어느 시점에는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고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의 이런 발언이 있고나서 로레타 마이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장은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에 "접근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25일 말했다.

같은 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금리 인상이 "시점이 아닌 지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이 금리인상 시점에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최근 발표한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RBS에 따르면 연준정책 전망이 반영되는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45%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주 35%보다 높아진 것이다.

LPL파이낸셜의 존 카날리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은 미국이 여전히 금리인상 궤도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면서 "옐런 의장인 곧 긴축에 나서거나 6월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아니어서 결국 9월이나 12월에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석 달째 상승 흐름을 유지한 것도 9월 금리인상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더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1% 상승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에너지와 식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는 0.3% 올라 2013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BNP파리바의 바실리 세레브라이코브 외환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했다"면서 "올해 연준이 아예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시장의 안일함에 타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9월 금리인상 전망에 목소리를 보탰다.

연합뉴스가 17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4명이 9월 금리인상을 점쳤다. 나머지 3명은 각각 6월부터 9월 사이와 9월부터 12월 사이, 12월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의 허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올해 말과 2016년, 2017년 말 기준금리를 각각 0.75%, 2.00%, 3.50%로 올리는 점진적인 속도의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허진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FF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2분기 이후 미국 주요 지표들의 개선추세가 확인되면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점차 9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 증권의 민병규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기자회견이 예정된 9월이나 12월에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9월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옐런 의장이 첫번째 금리 인상 시점을 올해 안이라고 했으며 일부 연준내 매파 위원처럼 올해 중반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연준의 첫번째 금리 인상이 6월 보다는 9월~1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2월 금리인상 전망을 밝힌 IBK 기업은행의 이종하 박사는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금리인상이 12월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한국경제에 미국의 금리인상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운용에 제한을 가져올 뿐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해 한국의 주식·채권·외환시장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당국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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