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서원구 청주시노인병원.
'다윗과 골리앗 대결'…청주노인병원 운영 누가 맡나
적격심사 기준, 덩치 큰 청주병원 유리
재도전 개인병원, 노동계 지지가 장점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병원과 안윤영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민간 위탁 운영자 2차 공모에 신청서를 제출, 2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누가 수탁자로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청주시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2시 서원구청 소회의실에서 수탁기관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 병원을 대상으로 적격 심사를 벌인다.
선정심의위는 홍순후 서원구보건소장과 시의원, 의사·간호사협회 추천자, 교수, 사회 명망가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윤재길 부시장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는다.
청주병원은 종합병원 운영 경력의 의료법인이다.
진료과목은 내과, 외과, 신경정신과, 성형외과이며 노인병동과 장례식장 등을 갖추고 있다.
안윤영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개인 자격으로 신청했다.
지난 1차 공모 때도 응모했지만, 적격 심사에서 합격 기준인 70점을 넘지 못해 탈락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규모면에서는 청주병원이 압도한다.
'체급' 뿐만 아니라 적격심사 기준을 봐도 청주병원이 유리해 보인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민간위탁운영 사업계획서 적격심사 기준표'를 보면 심사는 객관적 심사(40점)와 주관적 심사(60점)로 진행된다.
객관적 심사 항목은 병·의원 구분, 재무구조(총자산 및 자기자본비율), 연간 매출액, 병상 수이다. 항목별로 10점이 만점이다.
청주병원이 4개 항목 모두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병상만 하더라도 청주병원은 274개에 이르지만, 안 의원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적 심사 항목은 운영 계획, 인력관리 계획, 투자 계획, 향후 재정 추계, 차별화된 경영 전략 등 사업 계획의 적정성(50점)과 기존 수탁자와의 인수계획, 근로자 고용승계 등 인수계획의 적정성(10점)이다.
큰 병원이라고 주관적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특별히 청주병원에 불리한 항목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적격 심사는 해보나 마나 청주병원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변수가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안 의원이 노인전문병원 운영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데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인 우진교통 등 노동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안 의원은 우진교통을 '롤모델'로 삼는 한편 시, 의회, 노조,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병원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노인전문병원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전면적인 고용 승계는 물론 노조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노조의 정당한 활동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의지가 심사 당일 프레젠테이션에서 심의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객관적 심사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고 '역전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주병원으로서는 응모 전 노인전문병원 노조와의 사전 협상이 결렬돼 수탁자로 결정돼도 노조와 갈등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응모자가 없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을 깨고 이들 병원이 2차 공모에 신청서를 접수, 경쟁이 붙은 가운데 누가 위기에 빠진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운영자로 결정될지 주목된다.
노조와 1년간 대립하다가 지난 3월 수탁 포기서를 청주시에 제출한 현 한수환 노인전문병원장은 적자 누적과 의료인력 공백 등을 이유로 다음 달 10일자로 병원 문을 닫을 뜻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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