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수기 만화, 어린이 추천도서 선정 논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22 13:02:37
△ 전국 도서관 어린이·청소년 근현대사 추천도서 모니터링 결과발표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 주최 정부 및 교육청 산하 전국 도서관 어린이·청소년 근현대사 추천도서 모니터링 결과발표가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류현수(왼쪽) Story K 연구위원이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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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 장기수 수기 만화, 어린이 추천도서 선정 논란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비전향 장기수 일대기를 다룬 만화책이 교육청이 관리하는 학교도서관 온라인 사이트에서 어린이 추천도서로 선정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경기디지털자료실지원센터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2014년 2월의 초등학교 고학년용 추천도서 목록에서 '나는 공산주의자 1, 2'(출판사 보리)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책은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씨가 2006년 펴낸 수기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를 2010년 판화 기법으로 재구성한 만화책이다.
책에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려져 있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허씨는 한국전쟁 때 인민위원장으로 활동했고 1954년 공작원으로 남파됐다가 이듬해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과 간첩 미수 혐의로 36년간 수감 생활을 했지만 끝내 전향을 거부했다. 1991년 출감해 고향에서 살던 그는 2010년 세상을 떠났다.
경기디지털자료실지원센터 독서서평단으로 이 글을 추천한 사서교사는 당시 추천 글에서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지만 알아야 하는 이야기, 허영철 할아버지가 담담히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식민지시대, 해방 전후 혼란기, 분단, 6·25전쟁을 겪으며 살아온 어른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답니다"라고 소개했다.
허씨의 수기와 만화는 출판 당시 각 언론사 서평기사로 소개됐으며 경기도 77개 초중고 도서관에도 비치돼 있다.
그러나 최근 이 책에 나오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북조선에서 이뤄진 것 같다", "나는 이미 북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쪽 민주주의를 더 신뢰한다" 등의 내용이 어린이 권장도서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는 지난 19일 전국 도서관의 어린이·청소년 근현대사 추천도서 중 편향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저술된 도서 12권을 발표하면서 이 책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6·25전쟁에 대한 서술에나 북한에 대한 관점 등이 전체적으로 북한식 선전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평생교육학습관 한 관계자는 "초등학생용 권장도서로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있어 해당 도서를 추천했던 교사의 동의를 얻어 추천도서목록에서 일단 삭제했다. 시간을 두고 검증한 뒤 학생 대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1명이 추천하면 선정되는) 추천도서 선정방식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경기디지털자료실지원센터 서평단은 1년 단위로 각 교육지원청의 추천을 받아 서사교사나 일반교사 30여명으로 구성된다. 서평단은 매달 정해진 테마 안에서 초등학교 저·고학년생, 중학생, 고등학생용 도서를 각자 한 권씩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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