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스 헬룸 노르웨이 국영 방송국 PD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토마스 헬룸 노르웨이 국영 방송국 NRK 프로듀서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5.5.19 yangdoo@yna.co.kr

'슬로우TV' 제작자 토마스 헬룸 "시청자는 휴식 원한다"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방한…"미디어는 밸런스 맞춰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사람들은 뉴스를 빨리 접하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휴식을 원하고 있고 미디어는 그런 이용 행태에 발 빠르게 반응해야 합니다."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방한한 노르웨이 NRK 방송의 토마스 헬룸 PD는 19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청자의 미디어 이용행태는 양극단을 왔다갔다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토마스 헬룸은 전 세계 방송계에 충격을 줬던 '슬로우TV'의 제작자다. 그는 2009년 노르웨이 베르겐 철도 개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00년 전과 똑같이 7시간20분이 걸리는 베르겐~오슬로 구간을 달리는 기차 안팎의 모습을 4대의 카메라로 찍어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

별다른 에피소드도 없이 차창 밖 풍경과 덜컹거리는 기차 바퀴소리만 들리는 이 방송은 놀랍게도 평소의 4배에 달하는 1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모두가 '빠르게'를 외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느림'으로 거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토마스 헬룸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슬로우TV'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편집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의 삶과 닮았다"며 "NRK의 '슬로우TV'는 기차여행, 유람선여행, 뜨개질 같은 주제를 다뤘지만, 각국 방송사가 그 문화에 맞는 주제를 고른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134시간 동안 피요르드 해안을 따라 움직이는 유람선의 항해를 방송한 '슬로우TV' 방송은 노르웨이 국민 약 500만 명 중 320만 명가량이 시청했다.

'슬로우TV'는 양의 털을 깎아 실로 만들어 뜨개질하는 과정을 8시간 동안 방송했고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는 모습을 12시간 동안 방송했다. 2013년에는 연어가 알을 낳으려고 상류로 이동하는 연어의 모습을 18시간 동안 생중계했다.

토마스 헬룸은 "방송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을 때 시청자는 상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을 즐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슬로우TV'의 다음 방송 주제는 '12시간 동안 암벽타기'라고 토마스 헬룸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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