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주자들 "이라크 침공은 실수" 합창
"사회통념 따라 대선 앞두고 보신주의 발동"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8 08:50:51
미국 대선주자들 "이라크 침공은 실수" 합창
"사회통념 따라 대선 앞두고 보신주의 발동"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대권에 도전하는 민주, 공화당 유력 주자들이 2003년 이라크 침공이 실수였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4천491명의 미국인, 셀 수 없을 정도의 이라크인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은 벌이지 말아야 했다고 서둘러 여론에 부응하는 게 최선책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참상을 지켜보면서 많은 전문가가 이라크전이 실수라고 지적했고 여론조사에서는 이라크전이 실패로 규정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정치인들이 대량살상무기가 이라크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일으킨 전쟁의 정당성은 기반부터 흔들렸다.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02년 상원의원으로서 전쟁에 찬성표를 던진 뒤 큰 대가를 치르고입장을 바꿨다.
클린턴 전 장관의 태도 변화는 2008년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한 주요 원인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2년 상원의원이 아니었으나 전쟁을 반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얻을 수 있는 정보만을 토대로 찬성표를 던졌으나 지금 돌아보면 "단순명료하게 그냥 틀린 결정"이었다고 작년 비망록에서 말했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시인이 가장 안전한 수법이 된 것은불편한 진실로 비친다.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부시 전 주지사는 최근 여론의 압박에 밀려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호프스트라 대학의 역사학자 에반 코너그는 "부시 전 주지사의 태도 변화는 이라크전이 실수였다는 게 사회적 통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잠룡중 한 명인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도 찬성표를 던지고서 수년 동안 지지를 보냈으나 "이제 모두가 실수를 시인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부시 전 대통령과 혈연으로 묶이지 않거나 이라크 침공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정치인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치른 혹독한 대가를 잘 알기에 결과론을 틀로 삼아 마구 재단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테드 크루스(텍사스·이상 공화당) 상원의원은 2002년 상원에 있지 않았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존 카시치 오하이오 주지사도 그전에 상원의원을 지내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투표할 이유가 없었다.
이들 공화당 정치인은 자신들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틀린 정보를 토대로 이라크를 침공하도록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창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17일(현지시간) CBS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을 앞둔 이런 태도 변화를 보신주의로 지적했다.
워커 주지사는 "지금 드러난 사실들을 볼 때 이라크전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얘기하는 게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루비오 주지사는 '폭스 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했다. 사안을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의 문제라며 틀린 정보로 전쟁이 시작됐으나 후세인이 있는 세상보다 없는 세상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더라도 전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중동의 평행추 역할을 하던 후세인이 제거돼 그 지역의 혼란이 더 커졌다는 해설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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