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잔빼는 오페라는 고루…현대적 볼거리 '주몽'"

국립오페라단 광복 7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주몽' 김홍승 연출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4 17:14:20

△ 창작오페라 '주몽' 연출한 김홍승 연출가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국립오페라단이 제6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폐막작으로 무대에 올리는 창작오페라 '주몽'을 연출한 김홍승 연출가. 2015.5.14 xanadu@yna.co.kr

"점잔빼는 오페라는 고루…현대적 볼거리 '주몽'"

국립오페라단 광복 7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주몽' 김홍승 연출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뮤지컬은 현대화된 무대에서 첨단기술을 많이 사용하는데 오페라는 계속 점잖기만 했죠. 클래식한 재료라고 해서 정적인 모습으로 고착화할 게 아니라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내달 무대에 올리는 창작오페라 '주몽'의 김홍승(66) 연출가는 14일 서울시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각종 영상을 일상적으로 접하는데 오페라라고 고루하게만 가는 것은 좀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주몽'은 고구려 건국신화라는 다소 무거운 역사적 소재를 다루고 있어 자칫 지루하고 엄숙하게만 흐를 수 있는 작품이어서 재미와 볼거리에 더 신경을 썼다.

'주몽'은 지난 2002년 초연한 '고구려의 불꽃-동명성왕'을 각색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동명왕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주몽설화'를 바탕으로 고구려의 탄생 비화에서부터 주몽의 역경과 승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영근이 작곡하고, 김용범이 대본을 썼다. 김홍승은 초연에 이어 13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는 것이다.

초연은 재미가 떨어지고 민족주의적 분위기가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 연출가는 이번에 드라마와 볼거리를 보강해 재미의 요소를 키웠다.

"드라마가 다소 약한 것 같아 인물 간 사랑과 갈등 구조, 가족 이야기 등을 더하고 현대화된 영상기법을 많이 첨가해 볼거리를 강화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기상을 담아 메시지도 전달하려고 노력했고요. 좋은 작품은 재미를 주되 마음 속에 의미를 남기는 것이니까요."

아버지 주몽을 찾아간 '유리'의 아리아와 유리의 등장 이후 온조와 비류를 데리고 주몽의 궁전을 떠나는 '연소서노'의 아리아를 추가해 음악 면에서 뿐 아니라 극적 효과도 높였다.

궁지에 처한 주몽이 도피 중 강을 건널 때 물고기들이 다리를 만들어주거나 주몽이 알에서 태어나 아기에서 소년, 청년으로 변하는 모습 등은 영상으로 구현한다.

전쟁신을 보완하기 위해 무술인과 무용수를 투입, 장대한 액션신을 연출한다. 태권도, 검술, 합기도 등 가지각색의 무술이 등장한다.

대작인만큼 출연진도 대규모다. 성악가 14명에 합창단 110명, 무술가 20명, 무용단 20명 등 180여 명에 이른다.

"오페라도 생물이에요. 푸치니나 모차르트의 작품이 100∼200년에 걸쳐 다시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죠. 오히려 연출가로서는 도전적인 작품에 더 마음이 갑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작품에 더 전투적으로 매달리게 되죠."

김 연출가는 "성악가들은 운동선수와 비슷해서 나이가 들면 쇠하지만, 연출가는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축적돼 더 도움이 된다"며 "분명히 전과는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은 바뀌지 않았지만, 클래식에 현대를 입히려고 노력했습니다. 관객들이 보고 '오페라도 고리타분하지 않고 새롭고 괜찮구나' 하고 느껴 창작오페라를 응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그는 한국 창작오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견해도 빼놓지 않았다.

"이탈리아와 독일 오페라가 발전한 것은 국민적 공감도 있었지만, 모차르트나 푸치니 등 좋은 작곡가들이 그 시대의 정서를 오페라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도 우리의 정서를 담은 창작오페라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는 "국립오페라단은 창작오페라만 해서 젊은 작곡가를 양성하고 이 시대의 삶과 정서를 오페라에 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6월 6∼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바리톤 우주호가 '주몽', 소프라노 박현주가 주몽의 부인 황후예씨(예랑), 테너 정의근이 주몽의 아들 '유리왕', 주몽의 조력자인 '연소서노'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가 맡는다.

관람료는 3만∼10만원. 문의 ☎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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