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 UAE 유전 지분 확보…석유공사는 '씁쓸'
대기업 사업 확장에 공기업 자원 투입 논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4 16:04:18
△ 검찰, 한국석유공사 압수수색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검찰이 한국석유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12일 오전 울산시 중구 우정동 한국석유공사 본사의 모습. 2015.5.12
yongtae@yna.co.kr
GS에너지 UAE 유전 지분 확보…석유공사는 '씁쓸'
대기업 사업 확장에 공기업 자원 투입 논란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GS에너지가 13일(현지시간) UAE의 육상유전에 대한 조광권을 지분 3%를 확보했다는 '낭보'에 한국석유공사는 씁쓸하기만 하다.
GS에너지에 지분이 돌아갔지만, 이 지분 확보 사업은 2011년부터 석유공사가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GS에너지가 확보한 현재 생산중인 UAE 최대규모 유전으로, 지분 계약기간이 40년인데다 이곳에서 생산된 원유를 지분만큼 확보해 이를 처분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지는 좋은 조건인 터라 석유공사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만큼 토탈, BP 등 국제적인 에너지 회사는 물론 석유공사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영 석유회사도 이 지분을 따내려고 총력을 기울였다.
UAE 현지에선 입찰을 주관하는 UAE 국영석유회사 ADNOC이 이번엔 아시아 국가에 지분을 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석유공사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다.
석유공사의 입찰 참여가 UAE에 원자력 발전소 수출로 돈독해진 양국의 '특수관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불거진 이전 정부의 자원외교 논란의 중심에 석유공사가 서면서 입찰의 주도권이 석유공사에서 GS에너지로 넘어갔다.
지분을 확보하려면 ADNOC에 거액의 '사이닝 보너스'를 현금으로 줘야 하는 데 최근 정치적 분위기와 여론을 고려하면 석유공사가 이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처지였다.
먼저 지분 10%를 차지한 프랑스 토탈의 사이닝 보너스가 20억 달러(약 2조2천억원)였기 때문에 3%를 배정받은 GS에너지가 ADNOC에 줘야 할 금액은 6억 달러(약 6천6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가뜩이나 '자원외교 실패 논란'으로 긴축재정과 부채 비율 감축의 압박을 받는 석유공사로선 이런 규모의 현금을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권의 대출로 마련하기 사실상 불가능했다.
다른 산유국의 사이닝 보너스보다 높다고 평가됐던 이번 UAE 유전 입찰에 석유공사가 불리한 입지를 무릅쓰고 과감히 사업을 밀고나갈 추진력이 없었던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저유가 국면이 석유공사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결과론이긴 하지만 사기업의 사업 확장에 공기업의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하는 게 옳은지는 논란거리로 남는다.
석유공사는 아부다비에 상주하면서 '한국정부 기관'이라는 이름과 신뢰도를 앞세워 UAE 정관계, 경제계 인사를 접촉, 유전 지분 확보에 집중했던 게 사실이다.
입찰 주체가 석유공사에서 GS에너지로 변경된 과정과 근거도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GS에너지는 다른 국내 에너지 회사보다 걸프지역 유전 확보에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11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 최대 석유전시회 ADIPEC에 석유공사의 전시부스에 일부 참여하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재무구조가 개선된 이후 지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유전 참여 지분(3%) 가운데 30%(전체지분의 약 0.9%)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갖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직접 확보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외국 회사가 아닌 한국 회사가 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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