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3년째 장학금 다문화가정에 기부한 이재린 양

고1 때부터 도서지원사업에 기탁…"읽고 싶은 책 못 보면 속상하죠"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3 11:02:48

△ 3년째 다문화가정에 장학금 기부한 이재린 양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3년째 다문화가정에 장학금을 기부한 이재린(18. 동덕여고 3) 양. 이 양은 1학년인 지난 2013년부터 이주민지원단체 희망의친구들에 장학금과 상금을 기부해왔다. 2015.5.13 okko@yna.co.kr

3년째 장학금 다문화가정에 기부한 이재린 양

고1 때부터 도서지원사업에 기탁…"읽고 싶은 책 못 보면 속상하죠"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작가를 꿈꾸는 여고생 이재린(18·동덕여고 3) 양은 고등학교 입학 첫해인 2013년부터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자신의 꿈을 나눠주고 있다.

다문화가정 도서지원사업을 벌이는 이주민지원단체 희망의친구들에 후원금을 전달해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선물해온 것. 후원금은 모두 자신이 받은 장학금과 상금에서 나왔다.

이 양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희망의친구들이 도서지원사업을 벌인다는 얘기를 듣고 이건 내가 도와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책을 좋아한다는 그는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읽지 못하면 얼마나 속상한지 알기 때문에 더욱 돕고 싶었다"면서 "나는 장학금이 없어도 원하는 책을 볼 수 있어 괜찮다"고 밝게 웃었다.

이 양은 1학년 여름방학 때 외부 문학캠프 백일장에서 탄 상금을 처음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내놓았다. 당시 담임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흔쾌히 희망의친구들에 손을 내밀었다.

이 양은 "글을 쓰고 싶은 내게는 도서지원사업에 쓰인다는 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고 돌아봤다.

이후 이 양은 학기마다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을 때마다 희망의친구들에 기부했다. YMCA 청소년문학상 상금까지 합해 지금까지 모두 5차례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 양은 "다른 곳에도 기부해볼까 생각했지만 아직 더 공부를 해야 하는 처지이고, 뭐라도 하나 확실히 도움을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꾸준한 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1학년 담임이었던 손하운 교사는 "제자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많이 알려주려 했지만 그냥 듣고 흘리는 아이가 많았다"며 "재린이는 마음에 (나눔의 의미를) 많이 담고 순수하게 실천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양이 꾸준히 나눔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어린 시절 친구의 영향도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깝게 지낸 다문화가정의 친구가 남다른 배경과 외모 탓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던 것.

"그 친구가 점점 어긋난 길로 빠지는 모습을 보고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고등학교 때 엄마의 나라로 가 행복하게 살고 있지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다문화 인식이나 환경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장학금을 받는 대로 좋은 일에 쓰고 싶다는 이 양은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 양의 꿈도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글을 쓰는 것이다.

"고3이라 스트레스가 많긴 하지만 넓게 보면 저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저는 이렇게 즐겁게 사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건 슬픈 일 같아요. 다문화든 다문화가 아니든 다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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