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 사태 후 첫 고위급 접촉…푸틴-케리 회담(종합)

우크라 사태 등 국제현안 논의…"도약은 없었지만 협력 회복 징후 보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3 04:16:56

△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이 12일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맞아 악수하고 있다. 2015.5.12

미-러 우크라 사태 후 첫 고위급 접촉…푸틴-케리 회담(종합)

우크라 사태 등 국제현안 논의…"도약은 없었지만 협력 회복 징후 보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미국 지도부가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부터 흑해 연안의 자국 남부 휴양도시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약 4시간 동안 회담했다.

회담은 당초 약 1시간 30분 정도로 예정됐으나 크게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 수석)은 "회담이 장시간에 걸쳐 솔직하게 이루어졌으며 실무적인 성격을 띠었고 상당히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담으로 양국 관계에 도약이 이루어졌다고 말할 순 없지만, 두 강대국이 협력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첫 번째 징후가 나타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샤코프는 "케리 장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안부를 전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케리 장관을 접견해 주길 바랬다"고 소개했다.

오바마는 그러나 푸틴에게 구두 안부 외에 별도의 친서를 전달하지는 않았으며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회담 일정이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우샤코프는 덧붙였다.

우샤코프는 회담 의제와 관련 이란, 시리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문제 등 여러 국제 현안이 논의됐지만, 우크라이나 문제에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국제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선 이밖에 북한 문제도 논의됐다고 우샤코프는 전했다.

케리 장관은 당초 예정됐던 약 1시간 30분 동안의 회담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 및 라브로프 장관과 이란,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국제 현안에 관해 솔직한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 현안들에 대처하면서 미-러 간 소통 채널을 열어 놓은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푸틴과 케리는 이후에도 러시아산 와인을 마시는 비공식적 분위기에서 2부 회담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소치 시내 호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예멘 사태, 이란 및 시리아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케리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훌륭했다"고 답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국 외무장관 간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언론 보도문에서 "두 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에서 정치적 해결 외에 다른 방안은 없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지난 2월의 민스크 휴전 협정을 철저히 이행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고 외무부는 전했다.

회담에선 또 시리아 문제와 관련 시리아 정부와 야권의 광범위한 정치적 대화를 개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로프는 이날 회담장에서 남부 곡창 지대인 크라스노다르 지역에서 생산된 토마토와 감자,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상징물이 그려진 티셔츠 등을 케리에게 선물하는 등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애썼다.

케리와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뒤 함께 푸틴 대통령을 접견하러 갔다.

케리는 이날 오전 소치에 도착한 직후엔 현지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몰용사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미 정부 고위인사가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날 미-러 고위 접촉이 특별한 합의를 하진 못했지만, 오랜 기간의 공백 끝에 양측이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케리는 러시아에 이어 13일 소치에서 가까운 터키 안탈리아를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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