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회담 타결, 양국 화해과정 완성이 아닌 시작"
국립외교원, 원로 외교관 초청회의…"실사구시 정신 필요"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2 18:24:54
△ '한일관계 50년' 특별회의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한일관계 50년의 궤적과 그 현재적 교훈'을 주제로 열린 특별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한일관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일회담 타결, 양국 화해과정 완성이 아닌 시작"
국립외교원, 원로 외교관 초청회의…"실사구시 정신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오재희 전 주일대사는 12일 "(1965년) 한일회담 타결로 한·일의 화해가 완전히 완성된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화해의 과정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과거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에 참여했던 오 전 대사는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외교사연구센터가 12일 '한일관계 50년의 궤적과 그 현재적 교훈'을 주제로 연 특별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과거 대일외교 최일선에서 뛴 원로 외교관들의 회고와 고언을 듣고 앞으로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 전 대사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과거사 처리가 미흡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큰 외과수술을 받은 환자가 그 자리에서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일이 차츰 지나며 치유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한일회담의 마지막 단계인 제7차 회담 전후로 외무부(외교부 전신) 조약과장과 주일대표부 정무과장으로서 실무 협상에 참가했다.
그는 "겨울이 다 가고 봄이 오는 게 아니고 봄이 오면서 겨울이 가는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 과정에서 역사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지 전 주일대사는 "한일 간 협정을 맺어 국교정상화를 한 것은 결국 '실용외교'의 극치"라며 "국교정상화 이후 우리에게 남은 숙제가 일본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사죄를 받느냐였다"고 회고했다.
1995년 무라야마(村山)담화 발표 당시 주일대사였던 그는 "무라야마 담화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과거사를 규정하는 '바이블'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3∼1994년 주일대사를 지낸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은 "역사에 매몰돼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역사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 한일회담 ▲ 한일 안보경협 ▲ 무라야마 담화와 어업 협정을 주제로 이들 원로 외교관의 구술 내용을 정리한 내용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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