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고조 속 러시아서 윤상현-김영남 조우

남북관계 진정성 강조 '일반적 대화'…개별 회동은 없어
정부 '민간교류 활성화 선언'에 北 군사위협으로 답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10 18:25:37

△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9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주목된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 전승 행사에 참석한 윤 의원(대통령 정무특보)은 붉은광장에서 펼쳐진 군사퍼레이드 이후 인근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과정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약 5차례 걸쳐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한 단체사진 속 남북 대표.

한반도 긴장 고조 속 러시아서 윤상현-김영남 조우

남북관계 진정성 강조 '일반적 대화'…개별 회동은 없어

정부 '민간교류 활성화 선언'에 北 군사위협으로 답변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의 서북도서 무력 도발 위협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9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주목된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 전승 행사에 참석한 윤 의원(대통령 정무특보)은 붉은광장에서 펼쳐진 군사퍼레이드 이후 인근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과정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약 5차례 걸쳐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붉은광장에서 2차 대전에서 숨진 무명용사의 묘까지는 약 5분 거리다.

윤 의원이 김 상임위원장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면서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10일 모스크바 롯데호텔 숙소에서 연합뉴스 특파원 등과 만나 "김 상임위원장에게 대통령 특사로 왔다는 소개를 하고 명함을 건넨 뒤 얘기를 나누면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진정성이 모이면 잘 될 것이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소개했다.

윤 의원은 "대화에서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뫼비우스의 띠 같은 (교착 상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얘길 했고 이에 김 상임위원장도 분열을 그만두고 평화와 통일의 길로 가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윤 의원과 김 상임위원장의 조우와 관련, "윤 특사는 남북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요지의 일반적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단둘이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이동 중 만나 의례적인 말을 주고받은 것이라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짧은 만남이었지만 의례적인 대화만을 나눈 것은 최근의 남북관계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부는 최근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남북교류를 폭넓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6·15 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를 위한 남북 민간단체의 사전접촉을 승인하는 등 대북 화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북한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지난 8일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낸 서남전선군사령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서해 북측 '해상분계선'을 침범하는 남측 함정에 대해 "예고 없는 직접 조준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9일에는 전략잠수함의 탄도미사일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동해상으로 함대함 미사일 KN-01 3발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우리 정부의 잇따른 유화 제스처에 북한이 군사적 위협으로 답하는 것은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보다는 정치·군사적 문제를 우선 다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정부가 초점을 맞추는 민간교류 활성화만으로는 당국 간 대화채널이 복원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여전히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적 긴장 고조를 통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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