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누고 별이 된 아들, 늘 내 마음속에 빛나죠"

장기기증운동본부, 뇌사 장기기증인 위한 추모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8 12:12:07

△ '세월이 흘러도'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8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개최한 장기기증인을 위한 추모 전시회 '리멤버 유어 러브(Remember your love)'행사에서 2002년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고(故) 편준범씨의 가족들이 편 씨의 사진을 만지고 있다. seephoto@yna.co.kr

"사랑 나누고 별이 된 아들, 늘 내 마음속에 빛나죠"

장기기증운동본부, 뇌사 장기기증인 위한 추모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어버이날만 되면 꼭 카네이션을 챙겨줄 정도로 아들 셋 중 둘째 준범이의 심성이 가장 고왔습니다. 준범이의 못다한 생이 누군가의 삶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각하니 준범이가 세상에 살아있는 것만 같아요."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꽂은 편무성(73)씨는 아들 준범씨의 사진을 연신 어루만졌다.

준범씨는 28세이던 지난 2002년 퇴근길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에 빠졌다, 비통해하던 아버지 편씨는 준범씨의 신장, 간장, 췌장, 심장 등을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렸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아들의 죽음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그때만 해도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던 시절이었어요. 왜 아들을 두번 죽이냐며 의사인 처제를 비롯해 온 가족이 반대했어요. 하지만 가족들을 설득했고 그 결과 7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편씨는 "절박함으로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너무나 많다"며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기증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는 편씨와 같은 뇌사 장기기증인의 가족들과 장기를 이식받은 경험자 등 1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날부터 뇌사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뜻을 잊지 말고 추모하자는 뜻을 담아 전시회 '리멤버 유어 러브'를 연다.

전시회장에는 활짝 웃고 있는 장기 기증인들의 사진과 사연이 담긴 추모비, 이들의 이름이 적힌 별 모양 추모 스티커가 붙은 나무 모형 등이 전시됐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가족 추모비 앞에 가서 쓰다듬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며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했다. 삼삼오오 모여 장기기증인의 가족으로서의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다.

신장질환을 앓아 투석으로 생명을 이어오다 8년만인 2007년 뇌사자 신장을 이식받았다는 탁혜숙(54·여)씨는 "기증을 받아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 운동이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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