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정치인들, 호색적 행태 끝내야"…프랑스 여기자들 발끈
성폭력 행태 중단 촉구 공개탄원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6 15:28:33
"남성정치인들, 호색적 행태 끝내야"…프랑스 여기자들 발끈
성폭력 행태 중단 촉구 공개탄원서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오르가슴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아는가", "남자 손님을 찾아 헤매고 있나"
프랑스 남성 정치인들이 여기자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말들이다. 참다 못한 여기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고 나섰다.
프랑스 유수 언론사의 정치담당 여기자 40명은 현지 신문 리베라시옹에 실린 공개 탄원서에서 남성 정치인들의 성차별적, 성폭력적 발언과 행태를 낱낱이 고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여기자들은 "프랑스의 마초적 남성 정치인들의 나쁜 손버릇과 외설적 발언에 충분히 당했다"며 "정치인들은 성차별적이고 호색적인 행태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원서에는 그동안 여기자들이 겪은 피해 사례도 자세히 소개됐다.
한 기자는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취재 도중 "손님을 찾아 어슬렁거리고 있구나"란 말을 들었다. 성매매 여성에 빗댄 모욕적 언사였다.
어떤 의원은 여기자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머릿결 속에 봄이 왔구나"라고 했고, 한 장관의 보좌관은 기자에게 휴가에서 돌아왔는지 물으면서 "골고루 선탠을 잘 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언론인들은 정치인들의 성폭력이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일어난다고 지적하면서도 가해자들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의 한 친구'는 "가슴이 큰 여기자들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어떤 대변인은 대통령 선거운동 취재차 비행기로 이동 중이던 여기자의 자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베르나르 로만 사회당 의원이 마리솔 투렌 보건부 장관에게 오르가슴의 종류를 물으며 "나한테 2분만 기회를 주면 설명해주겠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은 한밤중에 만나자거나 가까운 호텔에서 '놀다 가자'는 문자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기도 한다.
프랑스 출신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국제적 논란을 야기한 뒤에도 정치인의 성폭력 관행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여성 언론인들은 입을 모았다.
탄원서에는 AFP통신과 르몽드, 르파리지엥 등 프랑스의 대표적 언론사 여기자 16명이 서명했으며, 24명은 '복잡한 직업적 상황'을 감안해 익명으로 참여했다.
여기자들은 "매일 같이 거리와 공장,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반영하는 이런 행태에 정책을 입안하는 선출직 관료들도 연루돼 있다"며 "프랑스 정치가 60점밖에 안 되는 수준의 이성애적 남성 정치인의 손아귀에 있는 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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