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전략 변경…"5월말 타결"

분할금 72억 유로 대신 ECB에 재정증권 발행한도 증액 요청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4 23:49:36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전략 변경…"5월말 타결"

분할금 72억 유로 대신 ECB에 재정증권 발행한도 증액 요청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가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4천억원) 등을 받기 위한 협상 전략을 바꿔 채권단과 5월 말에 종합적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 등은 가브리일 사켈라리디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개혁안과 관련한 종합적 타결 목표시점을 5월 말 또는 6월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켈라리디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권단과 실무 협상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며 "(협상의) 진척은 그리스 재정을 완화시켜주는 열쇠로 작동해야 한다"며 채권단에 유동성 지원을 요구했다.

이는 분할금 지원의 전제 조건인 개혁안 협상의 타결 시점을 미루고, 분할금 대신 그리스 시중은행의 재정증권(T-bill) 매입 한도 증액 등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가 열리는 11일 전까지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와 지난 2월 20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시 그리스는 6월에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유동성을 지원받는 '가교 협상'을 요구해 채권단과 합의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개혁안에 긴축 정책을 반영하라고 압박해 분할금 지원 협상이 결국 시한을 넘기고, 채권단에 제출한 타협안이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가 설정한 '금지선'에서 물러섰다는 논란이 일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매체인 그리크리포터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치프라스 총리가 가교 협상 대신 내년까지 필요한 재정 지원을 보장하는 최종 협상을 타결하는 전략으로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그리스가 개혁안을 전제로 하는 분할금 지원을 시급하게 받을 필요가 없으며 ECB가 그리스 시중은행에 재정증권 매입 한도만 늘려주면 6월까지 재정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이런 전략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동 관계법과 연금 삭감 관련 협상을 5월 말까지 늦출 수 있다. IMF는 전날 실무협상에서 대량 해고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정부는 '가교 협상과 본협상'이란 2단계 협상이란 기본 틀은 유지하되 개혁안 협상은 본협상으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그리스는 오는 7일 실무 협상이 끝나면 8일로 예정된 유로그룹 실무단인 유로워킹그룹 회의에서 ECB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스 정부 소식통은 8일에 유로그룹에 긴급 전화회의 개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ECB는 그리스 시중은행들이 ECB로부터 받은 긴급유동성지원(ELA)으로 재정증권을 매입하는 것은 EU 조약에서 금지한 '재정의 화폐화'이므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그리스의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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