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국영철도 기관사 최장파업 선언…노조 간 세력경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4 21:32:33

獨국영철도 기관사 최장파업 선언…노조 간 세력경쟁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전역이 국영철도 '도이체반' 기관사 노조(GDL)의 역대 최장파업 선언으로 뒤숭숭하다.

화물열차는 4일 오후 3시(현지시간), 여객열차는 5일 오전 2시부터 파업에 들어가 오는 10일 오전 9시까지 지속하겠다는 게 클라우스 베젤스키 노조위원장의 전날 발표 요지다.

노조의 이번 계획에 지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외부인들이 볼 때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독일을 마비시키지 말고 심각하게 타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교통장관은 "많은 시민이 파업 장기화에 분노한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좌파당 등 친(親)노조 정당은 연방정부에 중재를 요청하고 나섰다.

베젤스키 위원장은 그러나 사측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중재 제안과 관계없이 파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도이체반은 하루 550만 여객과 62만t의 화물 수송을 담당하는 만큼 이번 장기 파업은 교통 불편과 물류 차질 등 큰 피해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선 사측의 손실 비용을 하루 1억 유로로 볼 정도다.

임금협상이 시작된 이래 벌써 여덟 번째를 맞는 파업 유발의 표면적 이유는 임금인상 폭과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노사간 접점 찾기 실패다.

임금인상률 5%와 주간 노동시간 최단 1시간 단축을 주장해온 노조는 7월부터 4.7% 인상하고, 직전 6월 말까지 1천 유로를 별도로 지급하겠다는 사측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지상철 개념의 S-반 기관사들이 일부 지역에선 최장 14시간까지 연속으로 일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요구에 못 미치는 임금인상만으론 타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금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 이슈보다 더 첨예한 대립 지점은 기관사 외 검표원 등 승무원과 편성원들을 위한 별도 임협 체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를 요구하는 GDL과 거부하는 사측의 평행선 행진이 계속됐기 때문에 파업이 빈발해 왔다는 분석이다.

현재 독일 정부는 만약 동일 기업에 복수 노조의 여러 임협이 공존한다면, 다수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의 임협을 모든 노동자가 동일하게 적용받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바로 이 법이 시행되기 전 소수 전문직 노조인 GDL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고 승무원과 편성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도이체반 20만 인력 중 GDL은 2만 기관사 조합원을 대변하는 소수 노조이다. 그러나 다른 직무의 노동자들에게 선명성을 보여줌으로써, 다수 노조이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한 철도운수노조(EVG)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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