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수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썼으면 좋겠어요"

서평집 '집 나간 책'으로 돌아온 '기생충 박사' 인터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4 07:30:02

서민 교수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썼으면 좋겠어요"

서평집 '집 나간 책'으로 돌아온 '기생충 박사'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저는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쓰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는 첫 번째 방법이 다른 사람 책을 읽고 서평 쓰는 일 같아요. 저같은 사람도 쉬운 글로 썼으니 모두 자신감을 갖고 서평을 써봤으면 좋겠어요."

서민(48) 교수는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친다. 그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2013년 기생충 생태를 총망라한 책 '기생충 열전'(을유문화사)를 펴내면서다.

책을 계기로 '기생충 박사'로 유명해진 서 교수가 2년 만에 서평집 '집 나간 책'(인물과사상사)을 들고 돌아왔다. 그간 블로그와 월간지에 올린 서평을 수정·보완해 책으로 엮었다.

서평집은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힌다. 서 교수는 묵직한 책의 메시지도 쉽게 설명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 느낌과 연계해 단순한 언어로 풀어냈다.

최근 전화로 만난 서 교수는 서평집을 낸 이유가 자기 사고를 전달하기 위해서도, 누구를 설득하기 위해서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저 독자들이 스스로 서평을 써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말 잘 쓴 서평을 보면 기가 죽는단 말이죠. 그런데 제 서평을 보면 '이게 서평이야?' 싶은 생각이 드실 거예요. (웃음) 서평이라는 게 누가 정한 양식이 없고 느낌을 편하게 쓰면 돼요. 자신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서평을 쓰는 것이 글 잘 쓰는 길의 첫걸음이라고 봤다. 글쓰기에 관한 모든 책이 다독(多讀)·다작(多作)·다상(多想)을 권하는데, 서평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또 일상 대화 중에 책 구절을 인용하면 굉장히 지적인 것처럼 보이는데, 서평을 써보면 책의 인상적인 구절이 바로 체화되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저도 처음엔 책 판매 사이트에서 '뜨려고', 그 사이트를 정복하려는 마음으로 서평을 쓴 거거든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까 의미가 있었어요."

책에 실린 54편의 서평 가운데 그의 전문 분야인 의학·과학이나 연구와 관련된 책 서평은 많지 않다. 이얼 프레스의 '양심을 보았다', 남경태의 '종횡무진 한국사'처럼 사회·역사를 다룬 책부터 박범신의 '소금' 등 소설, 여성·인문학 관련 서적과 심리서까지 다양한 범주가 포함됐다.

"저는 닥치는대로, 재미있어 보이는대로 다양하게 읽었어요. 책 표지나 제목만 보고 고른 것도 많아요. 제 책을 보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사람들이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는 '왜곡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자기 분야밖에 모르잖아요. 다른 분야를 알려면 책으로 봐야 하는데, 전문가들이 써놓은 글은 없거나 너무 어려워요. 사람들이 뭔가를 왜곡해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그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쉬운 글을 써서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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