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공급자가 가격 인하를 반기는 이유는
LPG·B-C유와 가격 격차 줄어 산업체 수요 회복 기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4 06:31:00
도시가스 공급자가 가격 인하를 반기는 이유는
LPG·B-C유와 가격 격차 줄어 산업체 수요 회복 기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제품 가격을 내리는데 소비자보다 판매자가 더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면 판매자는 매출은 물론 이익도 늘어나므로 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도시가스(LNG) 요금이 잇따라 인하되는 것과 관련해 도시가스업계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은 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평균 10.3% 인하됐다.
이번 도시가스 요금 인하는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1월(-5.9%)과 3월(-10.1%)에 이어 이번 조정까지 더해지면서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말 대비 24% 가량 떨어졌다.
도시가스 업계는 요금 인하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도시가스는 산업체 수요를 놓고 액화석유가스(LPG) 및 B-C유와 경쟁 관계에 있다.
LPG와 B-C유의 단가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급락하면서 연료비가 저렴해지자 도시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하던 산업체들이 이탈, 도시가스 업계가 경영난을 겪어왔다.
도시가스와 B-C유를 동시에 연료로 사용하는 듀얼 방식을 갖춘 업체들은 연료비 절감 차원에서 앞다퉈 도시가스 사용을 중단하고 값싼 B-C유 사용을 늘려왔다.
지난해 기준 도시가스 총 사용량은 230억㎥로 이중 산업용은 87억㎥다.
업계에서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도시가스에서 LPG와 B-C유로 넘어간 물량이 전체의 16%인 14억㎥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가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에만 8억㎥가 이탈했다.
도시가스 업계는 이번 요금 인하로 산업체 수요 이탈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도시가스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량 값를 기준으로 도시가스와 타 연료간의 공급단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5월 기준 도시가스가 100이라면 LPG와 B-C유는 96과 94로 분석됐다.
저유가가 극에 달했던 지난 2월 비교지수가 100 대 71 대 72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일정 부분 회복한 셈이다.
도시가스협회 측은 "여전히 가격 차이가 있지만 연료를 변경하기 위해 들어가는 설치 비용과 저장탱크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탈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요금 인하만으로 도시가스가 완전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가격 인하가 자유로운 LPG 및 B-C유와 달리 도시가스는 2개월 단위의 원료비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다. 유가와 환율 변동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도시가스를 고객에게 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소매 요금의 90%를 차지하는 도매요금 체계의 장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가스·LPG·B-C유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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