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캐나다 온타리오주 레자 모리디 장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3 06:07:07

△ 레자 모리디 캐나다 온타리오주 연구혁신부 장관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레자 모리디 캐나다 온타리오주 연구혁신부 장관이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양국 간 원자력발전 기술 교류 등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5.3 utzza@yna.co.kr

캐나다 온타리오주 레자 모리디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이웅 기자 = 레자 모리디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연구혁신부 장관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한국과 캐나다가 과거보다는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에너지 협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협력 확대를 위해 방한한 모리디 장관은 지난 1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협정 개정으로 경수로형 원전에서 나오는 폐연료를 한국이 직접 처리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많은 폐연료를 처리하고 우라늄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골칫거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모리디 장관과의 일문일답.

--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은.

▲ 한국 원자력 산업을 파악하고 캐나다 원자력 산업을 알리고자 왔다. 한국 무역사절단이 이번 달과 올 가을 온타리오주를 방문할 예정인데 이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양국 교역량은 현재 연간 110억 달러 수준이지만 올 초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

-- 한국에 캐나다에서 개발한 캔두(CANDU·가압중수로형 원자로) 원전이 도입돼 있는데.

▲ 한국은 캐나다가 원자력 분야에서 외국과 협력한 첫 사례다. 월성에 700MW(메가와트)급 캔두 원자로 4기가 건설됐는데 캐나다 밖에 있는 것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캐나다는 70년의 원자력 발전 역사를 갖고 있다. 기술의 신뢰도가 높고 안전할 뿐 아니라 운전성도 뛰어나다. 캔두는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전력을 얻기 때문에 발전 비용이 다른 원전의 10%밖에 들지 않고 재처리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는다.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멜트 다운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폐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우라늄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에 특히 중요한 장점이다. 한국에는 20기의 경수로형 원전과 4기의 캔두 원전이 있는데 경수로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캔두에서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한 입장은.

▲ 한미 원자력협정으로 한국에 훌륭한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과 캐나다의 원자력 분야 협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캔두 원전은 경수로형 원전에서 나오는 폐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번 협정 개정으로 그 폐연료를 한국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많은 폐연료를 처리하고 우라늄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골칫거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제약은 있다. 한·캐나다의 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한국과 캐나다가 과거보다는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에너지 협력을 할 수 있게 됐다.

-- 앞으로의 협력 전망은.

▲ 과거에는 캐나다가 한국에 원전 기술을 제공했으나 이제는 삼성 등이 온타리오에 태양광, 풍력 발전 투자를 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서 한층 풍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협력 관계는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본다. 한·캐나다 FTA로 더욱 많은 잠재력이 생겼다.

-- 전 세계 원전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데.

▲ 경쟁은 어디나 존재한다. 원자력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협력'이 열쇠라고 말하고 싶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큰 프로젝트가 많다. 한국과 캐나다가 손을 잡고 제3국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 한국 원자력 기술을 평가한다면.

▲ 한국은 24기의 원자로를 갖고 있고,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캐나다는 70년의 원자력 역사를 갖고 있다. 한국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지만 캐나다와 협력하면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은 원전에 대한 찬반이 갈린다.

▲ 원전이 사고 때문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 역사에 비해 사고는 많지 않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자연재해가 원인이지 원전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방사능 때문에 사망한 사람도 없다. 화학공장이었다면 피해는 더 심각했을 수 있다. 캐나다는 지금까지 사고가 없었고 미국은 스리마일 원전사고가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러시아의 원전 기술은 낡았고 통제되지 않았다.

-- 캐나다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반응은.

▲ 온타리오주 시민들은 대다수가 원자력에 찬성하고 있다. 석탄을 태워서 화력발전을 할 것이냐, 원자력발전을 할 것이냐에서 득과 실을 따져보면 결과는 자명하다.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 캐나다의 전력 생산 현황은.

▲ 한국은 전력의 30%를 원자력에 의존하지만 캐나다는 60%를 원자력에서 얻고 있다. 50% 이상의 전력을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하는 것이 캐나다의 정책 목표다. 과거 석탄을 태우던 화력발전도 바이오매스(biomass·생물체), 수력,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모두 대체했다. 오타리오주에서는 석탄을 태워서 전기를 얻는 것은 이제 불법이다. 기본 전력은 원자력에 의존하고 나머지는 신재생에너지로 보충한다. 화력발전으로 배출되던 배기가스가 사라지면서 공기가 훨씬 맑아졌다.

-- 한국의 원전 갈등에 대한 해법을 조언한다면.

▲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원자력은 신기술이어서 대중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 핵기술은 병원 방사능 치료나 치과 엑스레이 촬영은 물론 현대 전 산업의 구석구석에서 쓰이고 있지만 대중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대중교육, 공공교육이 대단히 중요한 열쇠다.

모든 인간의 활동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화력발전이나 태양광도 위험은 있다. 만약 전 세계가 석탄을 태워서 전기를 생산한다고 상상해보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이나 기관지 관련 질병으로 고생하는데 피해자가 얼마나 더 늘어나겠나. 좀 더 쉽게 원자력의 안전성을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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