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로 시력개선…실명환자 희망의 빛 되나

전문가들 "임상 의미 크지만 치료제 상용화 기대는 아직 일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5-01 01:00:00

배아줄기세포로 시력개선…실명환자 희망의 빛 되나

전문가들 "임상 의미 크지만 치료제 상용화 기대는 아직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실명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국내 임상시험에서 확인됨에 따라 난치성 실명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실명 상태에서도 현재까지 아무런 치료법이 없는 40대 스타가르트병 환자(2명)와 60~80대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2명)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세계 최초의 배아줄기세포 치료제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배아줄기세포 치료와 동일한 방식의 임상시험은 차바이오텍[085660]의 개발 파트너사인 미국의 오카다 테라퓨틱스(전 ACT사)에서 2011년에 처음으로 실시했다. 오카다 테라퓨틱스는 당시 스타가르트병과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망막 아래에 줄기세포 5만개를 직접 이식했다.

이후 4개월 동안의 모니터링 결과 환자 모두에게서 세포의 과도증식이나 종양발생, 이상조직형성 등 그동안 알려졌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오카다 테라퓨틱스는 학계에 보고했다. 이 회사는 이후 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의 증상 개선 효과를 보기 위한 임상2상에 들어갔는데, 역시 10명의 시력이 호전됐고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임상시험에서도 환자당 5만개의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1년여를 관찰했지만 이런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분당차병원 안과 송원경 교수는 "임상1상의 주목적인 안전성을 관찰한 결과 일반적인 안과적 수술이나 면역억제제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정도였고 배아줄기세포 투여시 우려되는 종양형성이나 면역거부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이어 "오카다 테라퓨틱스의 앞선 임상1상 결과가 국내에서도 추가로 확인된 만큼 배아줄기세포 주입에 따른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은 이번 임상1상 결과에 따라 조만간 환자수와 줄기세포 투약량을 늘려 임상2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추가 임상시험에서는 15만개 정도의 고용랑 줄기세포를 투여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수를 늘려도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오카다 테라퓨틱스가 18명의 실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시험에서 15만개 이상의 줄기세포를 써 성공적인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송원경 교수는 "기대보다 실명환자의 개선도가 뚜렷만 만큼 임상2상에 들어가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는 차바이오텍도 "이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기 때문에 임상 2상만 완료되면 상용화가 가능하다"면서 "임상을 마치고 이르면 2018년에는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 초기단계 임상시험 성공인 만큼 향후 상용화는 더 지켜봐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상 장기적 관점에서 임상시험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임상에 사용된 배아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배아가 아니고 타인의 잉여 냉동 배아를 이용해 만든 줄기세포이기 때문에 다른 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테라토마(종양)를 만들거나 기존 면역체계가 타인의 세포에 거부반응을 나타낼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게 그 이유다.

또 최종 임상시험이 성공한다고 해도 생명체(배아)를 훼손한다며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종교·윤리계의 주장도 상용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 대학병원의 교수는 "임상1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것을 가지고 성공 운운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실명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당장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큰 기대를 심어주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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