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법원,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 '조건부 정당' 판결
"새로운 에이즈 검사 기술 나오면 금지조치 필요없을 것"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30 00:33:07
EU법원,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 '조건부 정당' 판결
"새로운 에이즈 검사 기술 나오면 금지조치 필요없을 것"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연합(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9일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 금지는 엄격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지난 2009년 프랑스의 한 남성 동성애자는 의사로부터 헌혈을 거부당하자 ECJ에 제소했다.
프랑스는 지난 1983년 남성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해 평생 헌혈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ECJ 판결문은 "프랑스의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법은 성적 취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EU 규정에 위반될 수도 있다"고 적시하고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에이즈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대체 방안이 없을 경우에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CJ는 "에이즈 전염 우려에 따른 동성애자 헌혈 금지는 감염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검사 기술이 없거나 수혈자의 건강을 높은 수준으로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CJ는 새로운 검사기술이 모든 헌혈자의 전염병 감염을 가려낼 수 있게 되면 이 같은 금지 조치는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남성 동성애자에 대한 헌혈 금지 조치를 해제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영국은 지난 2011년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조치를 해제했다. 미국도 지난해 12월 남성 동성애자가 1년간 동성과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면 헌혈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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