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난민참사 '강건너 불구경' 아프리카 지도자들

NYT "주목할 만한 침묵" 비판…"아프리카도 해결책 내놔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9 17:37:25

지중해 난민참사 '강건너 불구경' 아프리카 지도자들

NYT "주목할 만한 침묵" 비판…"아프리카도 해결책 내놔야"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잇단 지중해 난민 참사와 관련해 유럽을 비롯한 서구에서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적극적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정작 목소리를 높여야 할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침묵을 지킨다. 유럽행 난민들 가운데는 아프리카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자국민들의 대규모 희생에도 굳게 입을 닫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태도를 28일(현지시간) '주목할 만한 침묵'으로 표현했다.

아프리카연합(AU) 들라미니 주마 의장은 뒤늦게 조의를 표하고 더 많은 대화를 촉구했으며,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여기에 걸맞은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세네갈의 한 신문은 최근 "서구는 난민 참사에 책임을 자청하고 나선 반면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전례 없이 처참한 광경 앞에서 말없이 서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인들은 분개를 느끼는데도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한 지도자들은 '잘 됐군! 적어도 실업률은 낮아질 거야'라고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침묵은 수만 명이 국내의 곤경을 참다 못해 죽음을 무릅쓴 위험을 택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 것 같다고 NYT는 꼬집었다.

유럽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인권단체들도 아프리카의 책임은 간과하고 있지만,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도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중해 난민의 출신국을 보면 상위 10위 안에 속한 아프리카의 말리, 감비아,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은 전쟁상태가 아니다. 또 감비아를 빼고는 특별히 억압적인 상황도 아니다.

세네갈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성공적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화자찬을 한다. 나이지리아는 경제성장률이 서구의 2배이며, 말리는 최근 준 내전상태에서 벗어났다. 감비아는 통제국가이긴 하지만 관광산업이 번창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 국가의 많은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언제 부서질지도 모르는 허름한 배에 몸을 싣고 환영받지 못하는 대륙으로 떠난다.

세네갈은 뒤늦게 관련 정부기구를 만들기로 했지만 본질적 문제는 사람들이 죽음의 위험을 안고 떠나지 않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네갈은 공공투자에 기반한 성장 계획을 갖고 있고 이미 많은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은 여전히 낮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다. 내륙과 해안 가릴 것 없이 지중해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을들뿐이다.

인권문제에 관해 최악의 평가를 받는 야흐메 자메 감비아 대통령은 난민 문제 관련 발언을 한 몇 안 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난민 문제를 초래한 내부 문제는 언급조차 없이 "아프리카인들이 탄 배를 고의로 침몰시키는 비 인간적이고 위험한 행동"만 탓했다.

들라미니 주마 의장은 "사람들은 생계수단이 없으면 더 푸른 초원을 찾아 떠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당장의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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