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랑' 10주년…"비결은 사랑의 힘"
10주년 기자간담회…신해철·안현수 가족 등 내달부터 방송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9 17:04:00
'휴먼다큐 사랑' 10주년…"비결은 사랑의 힘"
10주년 기자간담회…신해철·안현수 가족 등 내달부터 방송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해마다 5월이 되면 안방극장은 눈물로 가득 찬다.
가슴 사무치는 사랑 이야기로 우리를 울려온 MBC TV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한국 예능의 간판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올해 10주년을 맞은 것 이상으로 '휴먼다큐-사랑'의 10년 역사 또한 값지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의 '휴먼다큐 사랑'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이모현 PD는 "지난 10년을 끌어온 것은 결국 사랑의 힘"이라고 밝혔다.
"1년에 딱 한 달, 4차례 방송되는 프로그램인데 소리소문없이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 기획물이잖아요. 저도 '휴먼다큐 사랑'이 어떻게 10년이나 됐는지 생각해 보는데, 사랑의 가치라는 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해요. 그래서 올해 만들고 나서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데도 다들 덤벼들어요."
'휴먼다큐 사랑'은 2006년 5월 재혼 가정인 빈희네를 다룬 '뻐꾸기 가족'을 선보인 이래 시한부 인생을 살거나 장애가 있거나 큰 시련을 겪고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제작진은 반년 이상 출연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잡아내고 이들이 어렵게 가슴에 묻어둔 말을 들려 준다.
방송사마다 많은 휴먼다큐를 선보임에도 '휴먼다큐 사랑'이 유독 큰 반향을 얻고 더 강한 여운을 남기는 까닭은 그 덕분이다.
김진만 CP는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출연자들과 진정성을 담아 소통하면 많은 그림을 촬영할 수 있다"면서 "결국 그것이 '휴먼다큐 사랑'의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촬영 허락을 받더라도 하나의 다큐로 완성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이 PD는 "배우가 자신이 맡은 역의 인생에 들어가서 못 빠져나오는 것처럼 '휴먼다큐 사랑'도 (출연자 삶) 그 안에 들어가면 힘든 순간들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올해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휴먼다큐 사랑'은 올해는 시련과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하며 다시 일어서는 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중 세 가족은 우리가 익히 그 사연을 아는 유명 인사의 가족들이다.
이 PD는 "섭외를 위해 100번을 두드리면 99번은 안 된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섭외 1순위로 생각했던 이들이 촬영을 허락해 우리 프로그램이 그동안 고생한 데 대한 인정받는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1편 '단 하나의 약속'(5월 4일 오후 11시15분 방송)은 지난해 갑자기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가족이 주인공이다.
남편과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 한 아내 윤원희 씨를 비롯한 가족은 지금도 가슴이 시도때도없이 무너져 내린다.
가족은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일상에서도 두 아이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또 그 안에서 신해철이 남기고 간 사랑을 느낀다.
김동희 PD는 "윤씨가 남편이 비극적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경위만 언론에 보도돼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면서 "윤씨는 남편이 얼마나 따뜻하고 사랑이 많은 아버지였는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5월 11일과 18일 방송되는 2부작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은 비운의 천재 스케이터 안현수와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아내 우나리의 사랑을 다룬다.
안현수가 러시아를 두 번째 조국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러시아로 활동 무대를 옮긴 직후 최악의 부진을 맞은 그를 일으켜 세운 우나리의 헌신과 사랑이 방송된다.
'휴먼다큐 사랑'은 2011년 다뤘던 고(故) 최진실의 아이들과 그 어머니 정옥숙 씨의 4년 뒤 모습을 담은 '진실이 엄마Ⅱ'(6월 1일)도 준비했다.
방송은 최진실 딸 준희와 아들 환희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달라진 모습과 "아들과 딸에게 못 해줘서 손자에게만은 잘하고 싶다"는 정 씨의 지극한 사랑을 전할 예정이다.
정씨는 방송 출연을 결심하면서 "진실이와 진영이가 점점 잊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방송하면 사람들이 다시 기억하지 않겠느냐. 환희와 준희의 성장을 기록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는 게 이 PD의 전언이다.
25일 방송되는 '헬로 대디'는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에서 태어난 9살 민재 카라멜로의 아빠를 찾는 여정을 다룬다.
"이렇게 밀도 있게 어떤 사람의 인생을 대신 체험할 수 있는 다큐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알아봐 주는 시청자들이 있으면 또 10년도 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이모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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