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합니까> ②흡연공간 지정이 먼저(이연익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9 08:00:05
②흡연공간 지정이 먼저(이연익씨)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금연구역 확대 추세에 대해 흡연자 단체인 아이러브스모킹의 이연익 대표는 "정부가 요즘 펼치는 금연정책을 보면 이 세상에 흡연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금연구역을 넓혀나가는 것보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을 정해놓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단속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금연구역 확대에 반대하는 이 대표의 설명이다.
▲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
금연구역을 점차 넓혀가는 정부의 최근 정책 때문에 흡연자가 설 곳이 없어졌다. 흡연권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담배를 끊으라는 식이다.
헌법재판소도 흡연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인정했다.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자유에 따른 것이다.
물론, 흡연권은 혐연권(담배연기를 거부할 권리)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돼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실내 금연 정책에 반대해 혐연권을 침해하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최소한의 흡연권이라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올해부터 모든 음식점에서 흡연이 금지돼 업주들이 재산권 침해를 많이 당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음식점에서 전면 금연 구역으로 정한 국민건강증진법이 헌법 제15조 직업수행의 자유와 제23조 재산권·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건강증진법은 모든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에서 면적에 상관없이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음식점에서 전면 금연은 당연한 일이지만, 저녁에 술을 판매하는 곳에서까지 흡연을 막는 것은 너무한 처사다.
음식점 안에 흡연석과 금연석을 구분해서 자리를 만들게 하던지, 흡연 구역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
업주에게 흡연식당을 운영할 것인지, 금연식당을 운영할 것인지 선택할 권리를 주자는 것이다.
특히 10시 이후에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면 융통성 있게 흡연을 할 수 있게끔 허용해줄 수 있다고 본다.
지하철역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정책에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흡연할 공간은 만들어주고 나서 규제하라는 것이다.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흡연구역 지정이다. 따지고 보면 현재 한국에서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금연해야 하는 공간보다 넓다.
금연구역을 자꾸만 넓혀나갈 게 아니라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을 정해놓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단속하면 된다. 이게 더 효율적이다.
금연거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다. 금연거리로 지정되지 않은 길이 여전히 더 많기 때문이다.
걸어 다니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필 데가 없으니 길에서 피는 게 아닐까 싶다.
담배를 피워도 된다, 피우면 안 된다고 정해놓은 규정이 없는 길에서는 항상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이 발생한다.
금연구역만 늘려가는 정부의 정책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을 조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1월부터 담뱃값이 인상되자 담배 판매량이 1∼2월에 많이 줄었다. 그러나 감소폭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의도와 달리 담뱃값 인상이 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담뱃값이 오르고 나서 판매가 늘어나면 정부가 수혜를 본다. 그만큼 세금이 많이 걷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세금은 모두 흡연자가 낸 것인 만큼, 거둬들인 돈 일부로 흡연실을 설치하는 등 흡연자를 위해서 사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정부가 아무리 세게 금연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흡연자들이 한순간에 담배를 끊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점을 정부가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담배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합법적인 기호품이다. 정부가 요즘 펼치는 금연정책을 보면 이 세상에 흡연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하다.
흡연자들은 개개인마다 나름대로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스트레스 해소다.
정부가 흡연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상호 공존할 수 있는 금연정책을 내놨으면 좋겠다.
담뱃갑에 흡연경고그림을 부착하는 정책과 관련해서는 회원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그림이 붙더라도 담배를 피우겠다는 의견이 있다.
이와 달리 담배도 기호품인데 소비자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준의 그림을 부착한다는 발상은 너무하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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