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포비아로 남아공-나이지리아 갈등 조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4-28 20:02:07

△ (AP Photo/Gbenga Olamikan)

제노포비아로 남아공-나이지리아 갈등 조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지난 4월 초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발생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폭력사태로 저자세를 취해오던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대사 소환 등 불만을 표시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반격에 나서면서 아프리카 나라 간 '외교 불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제노포비아 공격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주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맹공격을 가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남아공 최초의 민주적 선거를 기념하는 '프리덤데이' 기념식에서 정부가 불법적인 이민을 막기 위해 강화된 조처를 취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제노포비아 폭력을 비난하면서 이민자들이 남아공 경제에 기여했다고 말하면서도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남아공으로 모여들었는가 반문했다.

그는 "우리가 제노포비아 문제를 가지는 만큼 '형제 나라들'도 이것에 한 원인이 됐다"고 말하고 "왜 그 나라 국민들이 자신의 나라에 살지 않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마 대통령의 반격은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 나이지리아가 지난 25일 제노포비아에 대한 남아공 정부의 대처에 불만의 표시로 남아공 주재 자국 대사 등 외교관들을 소환한 직후 나왔다.

나이지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소환은 주로 아프리카 이민자들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남아공 제노포비아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 남아공 정부를 자극했다.

이에 남아공 정부는 26일 즉각 성명을 발표, 나이지리아의 조치를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단계'라고 비난했다.

나이지리아에 대한 남아공의 감정은 지난해 9월 12일 나이지리아의 유명 설교자이자 텔레비전 전도사인 TB 조슈아 목사의 시나고그 열방교회(SCOAN) 부속건물이 붕괴되면서 남아공 사람 8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돼 있다.

당시 나이지리아는 사고 직후 사상자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다수 희생자가 발생한 남아공에 대해 아무런 위로나 사과도 하지 않은데다 시신 송환도 크게 지연돼 남아공의 불만을 샀었다.

그럼에도 남아공 정부는 나이지리아를 비난하지 않았는데 반해 제노포비아로 남아공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 요구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대사를 소환한 나이지리아의 처사에 발끈한 것이다.

남아공에서는 4월 초 항구도시 더반을 시작으로 외국인을 무차별 공격하는 제노포비아 사태가 발생, 7명이 숨지고 6천여 명이 집을 잃고, 많은 상점이 약탈되거나 불에 탔다.

사태가 악화되자 주마 대통령은 지난 22일부터 열린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을 취소하고 더반의 난민캠프를 방문, 외국인들에게 남아공에 머물러 줄 것을 호소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남아공 정부는 이민자들에 대한 폭력을 엄중 단속하기 위해 지난 주 심한 타격을 받은 일부 지역에 군을 배치하기까지 했다.

지난 24일에는 주마 대통령이 대통령 영빈관에서 외국인을 대표하는 조직의 지도자들을 5시간 동안 비공개로 만나 제노포비아 공격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특별 정부위원회를 설립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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